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지난 9월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선릉로 최인아책방에서 열린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기자 간담회에서 책 소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지난 9월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선릉로 최인아책방에서 열린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기자 간담회에서 책 소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로 알려진 김봉현(46·구속)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 21일 2차 입장문을 내자 다음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사기꾼과 법무부 장관이 ‘원팀’으로 일하는 나라는 OECD 국가 중 대한민국이 유일하다”며 추미애 법무부장관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그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전 회장의 편지 공개 이후 수사지휘권을 행사한 추 장관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김 전 회장은 '2차 입장문'을 통해 “검찰을 상대로 영장 기각을 청탁해 성공했고, 지난 연말 도주 과정에서 검찰의 도움을 받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진 전 교수는 "그 편지(2차 입장문) 읽어 보니 결국 자신을 몸통이 아니라 '곁다리'로 해달라는 요구"라며 "'검찰개혁'의 프레임을 걸면 정부·여당에서 솔깃할 거라는 것을 아는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래서 진술을 뒤엎고 여당 인사에게는 로비를 하나도 안 했다, 오직 검찰에게만 했다는 뻘소리를 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의 주장에 진 전 교수는 "그런데 그게 통할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진 전 교수는 "그래도 시스템이라는 게 있어서, 정부·여당이 아무리 공작정치를 해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진 전 교수는 "'검언유착' 공작도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해 난리를 쳤지만 결국 실패로 끝나지 않았나? 이 사건도 결국 같은 길을 갈 거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여당에서는 일단 이를 국면전환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태의 본질을 흐리는 교란작전"이라며 "나아가 수사방향을 곁가지인 '검사들'로 돌려놓고, 그것을 활용해 수사팀 다시 짜서 정작 몸통인 정치권 로비에 대한 수사를 못 하게 방해하겠다는 생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데 패턴이 자꾸 반복되니 좀 싫증이 난다. 속이 너무 빤히 들여다보이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며 "잠시 국민의 눈을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 진실은 드러나는 법. 저 난리를 치는 걸 보니 라임·옵티머스 사태, 생각보다 심각한 모양이다"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김 전 회장은 꿈을 깨시는 게 좋을 것이다. 아무리 정부·여당에서 법을 흔들어대도, 이 사회에는 그래도 '시스템'이라는 게 있다"며 "그래서 정부·여당 사람들이 아무리 법 깡패처럼 굴어도, 그들도 할 수 없는 일이 있는 것이다. 그러니 허망한 기대는 버리시기를…"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사기꾼들이 의인 행세하는 세상이다. 정말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라며 "아무튼 잘들 해 보라. 물론 잘 될 것 같지는 않지만…"이라고 글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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