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시도관광협회 회장단협의회는 20일 메종글래드 제주호텔에서 ‘코로나19 위기극복 및 국내관광 활성화방안 모색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 사진 = 뉴시스 ]
[ 전국시도관광협회 회장단협의회는 20일 메종글래드 제주호텔에서 ‘코로나19 위기극복 및 국내관광 활성화방안 모색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 사진 = 뉴시스 ]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쇼크로 국내 여행산업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공포감 확산으로 여행심리가 얼어붙으며 해외여행뿐만 아니라 국내여행도 수요가 반토막 이상으로 줄어들면서 ‘4월 위기설’이 여행업계에 돌고 있다.
특히 코로나의 지역사회 감염으로 인한 다발성 불규칙 확산이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4월에 이르면 대한민국 전체가 우한 수준으로 초토화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이같은 의학계의 우려가 나오자 여행업계에서는 “‘4월 위기설’이 현실화 될 경우 국내 여행업체 중 30%정도만 겨우 생존하게 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자기자본력이 빈약한 중소여행업체는 오래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이미 예기치 않은 코로나19 사태에중소여행사들이 줄줄이 폐업하기 시작했고 NO재팬 태풍도 견딘 대형여행사들에도 서서히 검은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설 연휴를 앞두고 퍼지기 시작한 코로나19로 여행수요가 급감했다. 발원지인 중국 허베이성을 비롯, 중국 전역이 여행불가지역이 됐고, 2월 들어 정부가 일본과 태국 등 동남아 지역까지 여행자제를 권고하며 여행객들이 예정했던 일정을 줄취소하고 있다.
여행자제 지역이 모두 우리 국민들의 최고 인기 여행지로 꼽힌다는 점에서 사실상 해외여행길이 꽉 막혔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해당 나라를 찾은 여행객은 △일본 513만명 △베트남 314만명 △태국 155만명 △대만 94만명 △말레이시아 51만명 △싱가포르 49만명 으로 총 1176만명에 이른다. 중국 본토와 지난해 162만명이 찾은 홍콩과 마카오를 더하면 전체 여행객(2871만명) 중 무려 60%에 이르는 수치다.
사실상 여행수요가 '제로(0)'가 되며 국내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여행사들은 개점휴업 상황이다.

하나투어의 지난달 해외여행 상품 판매량은 총 18만7000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49.7% 감소하며 반토막났다. 대부분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에 끌어모은 모객 실적으로, 2월은 얼마나 더 줄어들지 가늠조차 어렵다는 상황이다.
사실상 여행사들이 줄도산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 여행업계 반응이다.

한국여행업협회(KATA)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2주 만에 여행취소로 인한 아웃바운드 여행사들의 피해만 300억원을 넘어섰다.
신규 예약은 문의조차 들어오지 않으며 취소 수수료를 돌려주기도 벅찬 상황이다. 중소규모 여행사들은 경영난에 허덕이기 시작했다. 한국공정여행업협회에 따르면 코로나사태 이후 폐업한 아웃바운드 여행사가 10곳에 달한다.

대형 여행사들도 전례 없는 위기상황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 1위 하나투어는 다음 달부터 2개월 동안 주3일 근무제를 실시해 인건비를 줄이기로 결정했다.
모두투어도 다음달부터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자에 한해 두 달 동안 임금을 70%로 지급하는 유급 휴직 제도를 실시한다. 자유투어는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인바운드 관광업계도 침울하긴 마찬가지다. 새해 시작과 함께 '한한령' 해제로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가 회복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왔지만 코로나19로 외국인 관광객이 뚝 끊기며 지역 관광산업에 비상등이 켜졌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수준으로 지속되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165만명 감소하고 관광수입도 4조6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대표 관광지 제주도의 상황은 이를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중국인 확진자가 여행했단 소식에 여행기피 현상이 두드러졌고, 무사증 제도 중단으로 외국인 발길도 끊겼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달 21일부터 지난19일까지 제주 방문객은 84만759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9% 줄었다. 내국인은 78만여 명으로 30.6% 줄었고, 외국인은 6만2900여 명으로 무려 89.1% 감소했다.
특히 제주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차 간이 검사에서 양성 판정자가 처음 발생함에 따라 관광업계는 거의 자포자기 상태다.
그동안 제주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는 청정지역임을 내세우며 관광시장 회복을 위해 노력했지만 만약 확진 판정을 받게 된다면 최후의 방어선이 무너지는 셈이다.
제주지역도 더는 코로나19 청정지대가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 사실상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돼야만 관광시장 회복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제주의 관광시장은 이미 위축될 만큼 위축됐다. 전국적으로 여행이나 이동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 제주지역 여행사, 숙박업소, 전세버스·렌터카, 식당, 면세점, 관람·이용시설 등으로 그 피해가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이어졌다.

코로나19 청정제주란 마케팅 전략으로 제주관광을 홍보하고 있는 찰나에 오늘 도내 첫 양성 판정자가 나오고 국내 첫 사망자도 나와 제주관광산업은 더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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