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오전 서울 중구 두타면세점  오픈 행사에서 박서원(오른쪽) 두산 유통 전략담당 전무(CSO)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면세점을 둘러보고 있다. 두타면세점은 두산타워 9개층을 사용하며, 총 면적은 1만6825㎡(약 5090평) 규모다 / 사진 = 뉴시스 ]
[ 20일 오전 서울 중구 두타면세점 오픈 행사에서 박서원(오른쪽) 두산 유통 전략담당 전무(CSO)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면세점을 둘러보고 있다. 두타면세점은 두산타워 9개층을 사용하며, 총 면적은 1만6825㎡(약 5090평) 규모다 / 사진 = 뉴시스 ]

한화갤러리아에 이어 두산그룹도 면세 시장에서 손을 털기로 결정했다.

두산은 29일 "중장기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면세 사업 중단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한다"고 공시했다.

2016년 5월 개점한 두타면세점은 연매출 7000억원 수준으로 성장했지만 중국발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하고, 시내 면세점 경쟁이 심화되면서 제대로 펴 보지도 못한 채 날개를 접었다.

지난해엔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올해는 다시 적자가 예상되는 등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두산은 판단했다.

중후장대(重厚長大) 사업에 강점이 있는 두산은 애초 유통업계와는 거리가 멀었다. 2015년 사업권 취득 당시엔 밀려오는 중국인 관광객으로 면세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평가됐기에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2017년 사드 한파가 몰아치면서 면세사업은 그룹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업계에선 두산의 면세사업 철수를 당연한 수순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중국 당국의 금한령(禁韓令)이 본격화되면서 중국 단체관광객(유커·遊客)의 발길이 뜸해졌고, 그 사이 보따리 상인인 따이궁(代工)들은 롯데·신라·신세계를 주무대로 활동하면서 두산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게다가 한화가 지난 4월 시장 철수의 포문을 연 만큼 첫 타자라는 부담감도 없어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가 특허권을 반납하면서 두산이 한화의 시장점유율(MS)을 가져오려고 열심히 했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잘 안 된 것 같다"며 "두산의 철수는 예전부터 나오던 얘기로, 시기의 문제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화·두산 등 대기업 계열사들도 사업을 포기하면서 면세시장에 남은 중소·중견 업체들 역시 탈출 시기를 엿보고 있을 것이란 예상도 업계에 파다하다.

시장 3강의 아성이 예상보다 훨씬 견고하고, 여기에 정부가 면세점 특허권을 더 늘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달 시내면세점 5곳(서울 3곳)에 대한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어서 시장 내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면세업계는 바잉파워가 중요한 시장이다. 규모의 경제에 의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것이 곧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규모가 작은 업체는 이 부분이 약하다보니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상위권)3사로의 집중이 가속화되고, 중소·중견업체는 후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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