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부터 유통업 다시 강화해
명품 등 일부 부문만 특화

한화갤러리아
한화갤러리아

한화 그룹이 한화갤러리아의 면세사업 철수를 결정하면서 유통사업에 대한 전략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백화점과의 시너지도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한화 그룹의 유통환경은 순수하게 백화점만으로 성과를 내야하는 상황이 됐다.

시장에서는 한화의 면세점 사업 실패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여의도 63빌딩이라는 면세점의 입지는 관광객은 물론이고 가장 큰 손으로 통하는 중국 보따리상 ‘따이공’의 동선조차 고려하지 않았으며, 직매입을 통한 재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면세점 영위의 경험 부족도 지목됐기 때문이다.

한화 그룹은 이러한 시장 평가에 대해서 ‘전략 부재’가 아닌 ‘외부 환경’의 영향이며 이를 예측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면세점 입찰 당시 면세점 4개가 추가로 허용될 것을 예측하지 못한 점, 2016년 3월에 발발된 중국 사드 제재로 한화의 면세사업이 개시된 첫 해인 2016년부터 관광객이 끊길 것이라는 외부 환경요인은 예측조차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여의도 63빌딩이라는 입징 또한, 입찰 당시 관세청이 관광 버스 주차 문제 해결과 지역 균형 발전에 가점을 주는 입장이었다며, 사업 진출의 의지는 기업의 입장이지만, 정부의 정책과 외부 요인에 의한 불가피한 영향이었다는 입장이다.

이는 지난 2015년 여의도 63빌딩을 면세점 부지로 선택했을 당시 한화갤러리아는 일부 지역에 집중된 관광객 분산이 가능하다는 입장과 확연히 대치되는 입장으로, 당시 63빌딩 주변의 관광 인프라와 시너지와 입지의 효과를 홍보한 것은 한화갤러리아 측이었다.

사업 진출 당시의 ‘선정 효과’가 철수 당시의 ‘실패 원인’이 되어버린 것으로 3년간 약 1,0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게 된 선택이 됐다.

이제 한화의 유통업은 면세점이 철수하면서 신규 갤러리아 광교점과 백화점이 담당하게 된다.

다만 백화점만으로 유통업에 대한 새로운 전략을 고민하기에는 향후 전망이 ‘시계 제로’인 상황으로 당장 명품 소비도 점점 온라인에 잠식되어 가는 추세다.

상대적으로 한화그룹에 있어 유통업은 그간 관심 밖 사항으로 분류됐고 한화 그룹내 차지하는 비중도 적었다.

지난 2008년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참가할 당시는 갤러리아 백화점 매각 방안까지 검토해 투자자들과 고민한 사례도 있다. 이후에도 한화의 유통업은 수시로 특정 대기업과의 교환 또는 매각 대상으로 시장에 오르내렸다.

그러다가 2015년 김승연 회장이 “유통 등 서비스 부문도 어려운 시장환경을 딛고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도전해주길 바란다.”고 말한 이후 다시 유통업에 자금이 투입됐고 같은 해 한화는 면세 사업에 뛰어들었다.

2조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해 광교에 대형 복합단지를 개발하고 10년만에 새 백화점도 올해 완공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꼽힌 면세사업이 빠진 이후 순수하게 백화점 만으로 그룹내 유통부문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할 상황에 처했다.

다만 한화가 유통업에서 손을 뗐던 시기와 현재 유통업 환경은 전혀 다르다고 해도 무방하다.

2004년 한화마트를 시작으로 씨스페이스(편의점)까지 매각한 한화그룹은 온라인에 대한 대비도 경쟁사 대비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마디로 유통업에 대한 앞으로의 ‘전략’이 무엇인지 불분명하다는 의미다.

현재 한화그룹이 유통업이 강화하는 것은 삼남인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이 유통부문과 건설부문을 승계하기 위한 전초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면세점도 철수하고 백화점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전략에 수정이 필요해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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