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치료 수요 국내로 전환 노려

인도네시아가 발리섬과 라부안바조 등 세계적 관광지를 의료 관광 산업의 전략적 거점으로 육성하며, 해외로 빠져나가는 자국민의 치료 수요를 국내로 유도하려는 정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금 유출을 억제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여 국가 수익을 다각화하려는 의도다.
자카르타 포스트와 나침반의 6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보건부 장관 부디 구나디 사디킨은 인터뷰에서 “매년 100만에서 200만 명의 인도네시아인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미국 등지로 치료를 받으러 나가며, 이로 인해 약 163조 루피아(약 128억 싱가포르 달러)의 자금이 유출된다”고 밝혔다. 이는 인도네시아 국내총생산(GDP)의 약 1%에 해당하는 규모다.
부디 장관은 이 같은 자금 유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히 발리와 라부안바조 등 유명 관광지를 중심으로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결합한 ‘의료 관광지’ 개발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휴양과 의료 서비스를 결합하면 관광객은 아름다운 환경에서 문화를 즐기는 동시에 수준 높은 진료도 받을 수 있다”며, “이 전략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보건부는 의료 관광 산업이 매년 약 1조 3,600억 루피아를 GDP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고령화와 평균 수명 증가에 따라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인도네시아 정부는 현재 두 개의 의료 관광 중심 경제특구(SEZ)를 개발 중이다. 하나는 발리 사누르에 위치한 사누르 경제특구이고, 다른 하나는 리아우 제도 바탐에 위치한 바탐 경제특구다.
특히 사누르 경제특구는 인도네시아 최초의 종합 의료 관광지로 조성되며, 아시아 최대 규모의 의료 관광 복합단지로 발돋움할 예정이다. 이곳에는 병원, 전문 클리닉, 의학 연구센터, 호텔, 컨벤션 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며, 이번 달 말 공식적으로 공개된다. 국영기업 Injourney가 관리하는 이 프로젝트는 2045년까지 약 20조 루피아의 경제적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바탐 경제특구의 국제 의료 관광 구역은 병원, 간호대학, 회의장, 호텔, 상점, 은퇴 마을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2026년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32년까지 이 지역에 약 7조 루피아의 민간 투자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는 의료 인프라 강화뿐만 아니라 인력 확충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입원 의사 양성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전문의 장학금 지원 범위를 확대했으며, 의사 면허 발급 절차도 간소화했다. 인도네시아는 현재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0.4명에 불과해, 심각한 의료 인력 부족 상태에 놓여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러한 조치를 통해 국민들의 의료 수요를 국내로 돌리고, 해외 환자 유치까지 도모하는 이중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의료와 관광을 결합한 융합 산업 모델이 자국 경제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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