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정당이 무너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지금의 국민의힘은 더 이상 위기의 정당이 아니다. 이미 대안 능력을 상실한, 사실상 해체 직전의 조직이다.
지난 6.3 대선의 참패는 결과가 아니라 경고였고, 당의 무기력은 그 경고마저 외면한 채 파국을 향해 가는 중이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실패가 누적되는 와중에도 국민의 힘은 비판은커녕 침묵으로 일관했다. 당이 대통령의 방패가 된 순간, 국민은 등을 돌렸다.
대선 참패에도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고, 계파 갈등과 내부 줄서기가 다시 고개를 든다. 공당으로서 최소한의 리더십조차 전혀 없는 상태다.
지도자가 없고, 책임이 실종된 정당에 국민은 더 이상 기대하지 않는다.
야당의 본분은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대안’의 제시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비판 이후 스스로의 비전과 철학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전통 보수의 핵심가치인 자유·책임·공동체는 사라졌고, 혐오와 자극적 유튜브 콘텐츠에 기댄 정치만 남았다.
이념 없이 반사이익만 노리는 야당은 어디서든 설 자리를 잃는다. 지금의 국민의힘이 그렇다.
2030 세대는 국민의 힘에 미래를 보지 않는다. 토론이 없고, 다양성이 억눌리며, 오직 줄세우기만 존재하는 정당에서 젊은 인재는 살아남지 못한다.
‘보수의 새 얼굴’은 고사하고, 구시대 정치인들만 반복 재생산되는 지금의 구조로는 변화는 커녕 최소한의 생존도 어렵다.
국민의힘은 청년을 위한다며 ‘청년 정치인’을 키우려 했지만, 실제론 소비하고 버리는 데 그쳤다.
지금 국민의 힘에 필요한 것은 리뉴얼이 아니라 전면적 해체와 재구성이다. 인적 쇄신, 간판 교체, 명분 없는 혁신위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철학과 시스템, 리더십 구조를 뿌리째 뜯어고치지 않는 이상, 다시 국민의 선택을 받기는 어렵다.
지금이 정말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고통스러운 자기부정 없이 미래도 없다.
정치의 회복은 건강한 야당에서 시작된다
민주주의는 균형의 정치다. 제대로 된 야당이 존재할 때, 집권 세력도 견제받고 국가 시스템이 안정된다.
하지만 지금의 국민의힘은 야당이라 부르기도 민망하다. 자기 갱신을 포기한 순간, 정치의 균형도 무너진다.
이제라도 국민의 힘이 뼈를 깍는 심정으로 스스로를 다시 묻지 않는다면, 그 해체는 국민이 직접 할 것이다.
김창권 대기자 ckckck1225@nvp.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