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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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골드 러시 2.0'이 시작됐다. 인도 타임스는 4월 20일자 기사에서 나시 몽키 경영대학 벵갈루루 캠퍼스 소장인 나라야니 라마찬드란(Narayani Ramachandran)의 기고문을 통해, 금에 대한 글로벌 수요의 부활과 그 배경을 분석했다.

수백 년 동안 금은 부와 권력, 지위의 상징으로 자리 잡아 왔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금은 제국의 흥망성쇠와 경제의 흐름을 관통해온 ‘불변의 자산’이었다. 뛰어난 내식성과 희소성, 연성 덕분에 금은 화폐로서의 이상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었고, 19세기 금본위제의 도입으로 그 지위는 더욱 공고해졌다. 영국이 1821년 금본위제를 채택한 이후, 세계 각국은 화폐 가치를 금과 직접 연동하는 체제를 잇따라 도입했다.

라마찬드란 소장은 “전쟁이나 위기 상황에서 사람들은 언제나 금으로 회귀해왔다”며, 이는 금이 단순한 자산을 넘어 ‘심리적 안전지대’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3개월 사이 금값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현재 금 시세는 2002년 대비 10배에 달하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 때마다 금은 꾸준히 안전 자산으로 선택되고 있다.

역사를 되짚어보면, 금값은 전통적으로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리스크, 글로벌 경제 위기 등과 밀접하게 움직였다. 1980년에는 고인플레이션 속에서 정점을 찍었고, 1999년에는 온스당 250달러로 바닥을 찍었다. 유로존 위기와 미국의 국가채무 한도 협상 시기인 2011년 9월에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정점에서는 불확실성 속에서 2070달러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금값은 늘 상승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이후 세계 경제가 회복되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금 가격은 하락세로 전환되곤 했다. 2021년 금리 인상기에는 1700달러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금 시세의 변동성은 ‘금은 위기와 함께 오고, 평온과 함께 사라진다’는 투자자들의 공식을 다시금 떠오르게 한다.

특히 인도에서는 여전히 금에 대한 강한 애착이 유지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금괴나 장신구 같은 실물 금뿐만 아니라, 금 ETF 등 디지털 자산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투자 방식이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하이브리드 형태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라마찬드란 소장은 “앞으로 몇 달간 금 수요는 더욱 폭증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실의 불안정성이 커질수록, 사람들은 금에서 안정감을 찾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녀는 이어 “금이란 노란 금속은 실물로든 디지털로든 앞으로도 ‘부’와 ‘안정’, 그리고 ‘현명한 금융 전략’의 상징으로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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