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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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이후 영국과 아일랜드 시민권을 신청하는 미국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해외로의 이주를 고려하는 미국인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히스패닉이 3월 15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데이터 분석 결과 작년 가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했을 당시, 미국 시민의 영국 여권 신청 수가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당국의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마지막 분기에 총 1,700명의 미국인이 영국 시민권 신청 관련 양식을 작성했으며, 2024년 한 해 동안 신청자 수는 6,100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2023년 대비 23% 증가한 수치이며, 20년 전 이러한 신청이 시작된 이래 최고 기록을 갱신했다.

이러한 증가세에 대해 영국 팰러 법률사무소의 파트너 엘레나 힌친은 "미국의 정치 구도가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이전 정부보다 현재 미국인들이 영국 시민권을 얻는 데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민 문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한 로펌은 미국 대선 결과가 발표된 직후 영국 여권 발급 방법에 대한 온라인 검색량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는 대선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미국 시민권자들 사이에서 해외 이주를 고려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음을 시사한다.

영국뿐만 아니라 아일랜드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아이리시 인디펜던트》의 보도에 따르면, 2025년 1월 이후 8,580명의 아일랜드계 미국인이 아일랜드 국적을 신청했으며, 이어 유럽 시민권을 신청했다. 이 숫자는 예년 첫 두 달 동안의 신청자 수와 비교했을 때 상당한 증가를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변호사들은 많은 미국인들이 아일랜드 시민이 될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미국의 정치적 및 사회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안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미국 내 정치 상황이 어떻게 변화할지에 따라 이러한 시민권 신청 증가 현상이 지속될지 주목된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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