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가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이 전년 대비 1%포인트 하락
독일, 7월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
올해 들어 지금까지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
미 포드사, 발렌시아 공장에 하이브리드 버전을 갖춘 새로운 모델의 생산 계획을 추진

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14일 스페인 일간 네이션 홈페이지에 따르면 유럽 자동차 업체들은 유럽 전체의 자동차 생산망을 바꾸기 위해 수억 유로를 투자했지만 브랜드별 전기차 판매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

구대륙의 자동차 업계는 시장 실적이 오르지 못해 낙담하고 있다. 일부 국가의 시장은 심지어 위축되었다. 

독일자동차제조사협회에 따르면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독일(2023년 말 전기차 구매 보조금 폐지)의 7월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했고, 올해 들어 지금까지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다. 

독일 자동차 시장에서 순수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12.6%다. 유럽자동차제조업체협회는 올해 들어 6월까지 EU 전체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이 전년 대비 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런 상황은 폴크스바겐그룹이 스페인에서 생산한 자동차의 상당 부분을 독일로 수출하는 등 업계 전반에 걸쳐 수십억 유로에 달하는 투자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폴크스바겐이 스페인에서 생산하는 자동차를 전기화하기 위해 협력사들과 공동으로 약 100억 유로를 조달하고 발렌시아 사군토에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매일 마르토렐 공장에 갈 때마다 걱정했는데, 3억 유로를 투자해 배터리 조립공장을 지으면 내년에 가동에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스페인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은 약  5퍼센트밖에 되지 않는 것을 보았다. 

다행히 연료 자동차 제품군이 하나 더 있고, 그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우리는 현재 세계와 미래 세계에 투자 해야 한다. "고  세아트와 쿠프라 브랜드의 웨인 그리피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스페인 일간지 더 네이션이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말했다.

이에 비해 기존 하이브리드차와 마일드 하이브리드차(전기로 차를 구동하지 않고 소형 배터리를 추가로 장착한 것)의 판매량이 빠르게 늘어 7월 신차 출시량이 휘발유차를 앞지르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스텔란티스 그룹은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을 올해 유럽에 30개, 2026년까지 6개 모델을 추가로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전기차가 구 대륙에서 최악의 순간을 겪은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는 아우디가 지난달 발표한 성명서다. 

아우디는 이 성명에서 "브뤼셀의 생산센터를 재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우디는 이곳에서 전기차 모델인 Q8 e-트론과 Q8 스포트백 e-트론을 생산하고 있다.

아우디가 실행 가능한 해결책을 찾지 못할 경우 이번 구조조정은 약 300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공장을 폐쇄하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또 다른 독일 자동차 업체 메르세데스-벤츠는 2025년까지 하이브리드카를 포함한 전기차 판매량의 50%를 차지하겠다는 당초 목표를 2030년에야 달성하겠다고 수정 발표했다. 글로벌 최고경영자(CEO)인 콜린손은 지난 2월 연료엔진 개선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메르세데스-벤츠와 스텔란티스 그룹이 지원하는 배터리 제조사 ACC는 이탈리아와 독일에 배터리 공장 2곳을 짓는 작업을 중단했다.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증가 속도에 맞춰 우리의 전기차 투자 계획을 조정할 것이다. ”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발렌시아에 공장을 둔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도 눈에 띄게 후퇴하고 있다. 스페인 공장에 전기차 생산 플랫폼을 구축하려던 계획을 접고, 대신 발렌시아 공장에 하이브리드 버전을 갖춘 새로운 모델의 생산 계획을 배정했다.

포드는 이 모델이 연간 30만 대 규모로 베스트셀링 모델이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 모델은 2027년에나 나온다. 그때까지 이 공장은 '신모델 공백 상태'다. 

마린 자야 포드 전기차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영국 오토모티브와의 인터뷰에서 "2030년까지 완전 전동화를 실현하는 것은 우리 사업에 좋은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고객들에게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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