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본에 대한 적개심이 커지면서 투자 행태 변화
자원이 풍부한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동남아에서 중동과 아프리카에 이르는 신흥시장에 매력 가져

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23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중국 자금이 부국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뉴욕의 대저택과 5성급 호텔부터 스위스의 화학공업 업체와 독일의 로봇 기술 거물까지 중국 투자자들이 큰돈을 주고받으며 자랑할 만한 자산을 사재기하고 있다.

중국 자본에 대한 적개심이 커지면서 서방으로부터 중국의 투자가 빠져나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 기업들은 동남아 공장과 아시아·중동·남미의 광업 및 에너지 사업에 점점 더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베이징은 이들 지협력관계양자  협력관계를 공고히 할 방침이다.

보수 싱크탱크인 미국 기업연구소가 펴낸 중국 투자 잠정 추정치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금까지 중국 투자의 최대 수혜자는 니켈 매장량이 풍부한 인도네시아였다.

니켈은 전기차에 동력을 공급하는 데 사용되는 배터리의 핵심 성분이다.

이 같은 투자 흐름의 변화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의 관계 악화에 중국이 어떻게 대처하고 있으며, 세계 다른 지역과의 교역과 투자 연계를 강화해 나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중국 자금의 서방 철수는 일부 국가의 신규 일자리 감소와 함께 실리콘밸리 등 기업인들이 활용할 수 있는 자금원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방역 제한 조치를 조정했지만 해외 거래가 나날이 반복되는 것은 미국과 동맹국 간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분석가들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으로부터의 더 많은 투자를 막으려 하고 있다고 말한다.

국내에서도 베이징이 자급자족 능력을 키우기 위해 국내 경제 발전에 점점 더 치중하고 있는 점도 투자 유출을 억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S&P의 글로벌 평가회사인 아태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 가오루이는 "전반적으로 중국이 역외 선진국에 투자를 보낼 여지가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재생에너지·전기차 등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투자 방향을 선회할 수도 있다.

중국 기업인들이 사업을 확장하고 신규 고객을 유치할 공간을 찾고 있고, 베이징은 자원이 풍부한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동남아에서 중동과 아프리카에 이르는 신흥시장에 투자를 늘리겠다는 의미일 가능성이 크다.

중국 자동차업체 비야디는 이달 브라질에 있는 여러 공장에 6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기업연구소 스젠다오 선임연구원은 "미국 경제가 중국 자본을 그리 그리워하지는 않을지 몰라도 호주·캐나다 등 작은 서방 경제권에는 중국 자본 철수가 훨씬 고통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세계 각국의 대외 직접투자는 중국뿐 아니라 약화되고 있다.유엔 무역개발회의에 따르면 인플레이션·경기침체 우려와 금융시장 불안으로 투자가 침체된 가운데 2022년 미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의 대외투자는 전년 대비 약 14% 감소했다.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중국의 대외 직접투자는 1470억 달러에 육박한다.2016년에는 1960억 달러로 정점을 찍은 바 있다.

미국기업연구소에 따르면 2022년 중국 기업과 국유기업의 아시아·남미·중동 투자는 전년 대비 약 13% 증가했다.국영 석유회사 중하이유의 브라질 투자, 자동차회사 창청자동차와 byd의 태국 투자 등이다.

미국 기업 연구소의 예비 추정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중국 기업의 대외 투자는 전염병 상황이 가라앉은 후 해외 활동이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는 풍부한 전략광산을 최대 수입처로 삼아 전체 해외투자의 약 17%를 확보했지만 정확한 투자 시점에 대한 정보가 더 많이 들어오면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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