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는 지난 10여 일 동안 현대문명과 석기시대를 동시에 경험하는 귀중한 체험을 했습니다.
인류가 진화하는 과정에서 문명 발달의 첫 단계가 석기시대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듯 싶습니다.
인류는 약 500만 년에서 700만 년 전에 아프리카 유인원으로부터 "사람과"에 해당하는 인류가 분화해 나온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석기시대(Stone age)는 1836년 덴마크의 C.J. 톰센이 제창한 고고학상의 시대구분입니다.
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의 3시기법으로 구분지었는데 영국의 J. 러벅이라는 학자가 석기시대를 구석기시대와 신석기시대로 세분화시켰고 1909년 프랑스의 J. 모르강이 구석기와 신석기시대 사이에 중석기시대가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석기시대의 시대 구분은 180만 년 전부터 B.C.8000년 쯤 까지를 구석기시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신석기시대는 B.C. 8000년 경부터 청동기시대가 시작된 B.C. 3500년 정도 까지를 일컫고 있으나 연대에 의한 석기시대의 구분은 큰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고 생각되어집니다.
동양과 서양에서의 구석기와 신석기시대의 연대에 큰 차이가 있는 데다 사용된 도구의 종류 또한 상이한 까닭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대에 의한 시대의 구분보다는 사용된 석기와 토기의 종류에 따라 시대를 구분하는 것이 더 옳겠다는 판단으로 황금손은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즉, 구석기시대에는 타제석기(打製石器)를 사용했고 신석기시대에는 마제석기(磨製石器:갈아서 만든 칼이나 도끼 등의 연장)와 빗살무늬토기(어골문:魚骨文)를 사용한 것을 구석기시대와 신석기시대를 구분짓는 방법에서 더 현명한 것으로 여기고 싶은 것입니다.
신석기시대에 접어들고 도구를 사용하면서 사람들은 수렵과 채집위주의 생활에서 점차 농경생활로 전환하게 되지요.
씨앗을 뿌려 농사를 짓고 소나 양 등 가축을 길렀다는 것은 인간이 집단으로 촌락을 이루면서 정착생활을 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영어에서 cultivate는 "재배하다" "기르다"는 의미를 지니는데 문화라는 뜻을 가진 "culture"와는 그 뿌리가 동일합니다.
따라서 집단생활을 하면서 작물을 재배하여 식량을 자급자족했다는 것은 그로부터 인류문화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신석기시대를 거치면서 사람들은 움집을 지어서 추위와 더위를 피하는 방법을 터득하였으며 낚시도구를 만들어서 물고기를 잡기도 하였습니다.
여성들은 조개껍데기 등을 사용하여 장식용 팔찌로도 착용한 흔적이 패총 등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청동기시대에 잠시 접어들었다가 철기시대를 맞이하면서 인류의 문화는 빠른 속도로 발전하게 됩니다.
그 후 14세기 후반에서 16세기 후반까지 유럽에서는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합니다.
흔히 문예부흥으로 번역되는데 이 르네상스시대를 기점으로 유럽은 문화의 전성기를 이루게 되지요.
18세기 후반에는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납니다.
산업혁명은 사회 전반에 걸쳐 기술상의 혁신과 경제의 대변혁을 이루게 됩니다.
산업혁명을 통하여 자본주의 경제가 확립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0세기 초인 1914년에서 1918년 도에 걸쳐 발생한 제 1차 세계대전과 지금까지 가장 참혹한 전쟁으로 역사 속에 기록되어 있는 제 2차 세계대전(1939년~1945년)을 통하여 인류가 과학기술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킨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가 되고 있습니다.
필자는 약 13년 전 미얀마에 들어가서 여러 지방을 두루 여행하면서 방글라데시와의 국경 가까운 바다에 떠 있는 외딴 섬을 방문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섬에 가면 누구나 "이곳은 석기시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곳이로구나"라고 느낄 정도로 때묻지 않은 자연과 순박한 인심을 체험할 수 있는 지역입니다.
2018년 추석 연휴 동안 필자는 그 섬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마침 스마트폰이 그 해 9월 26일부터 고장을 일으켰습니다.
보름 가까이 스마트폰 없이 지내면서 도로도 없고 전기 또한 들어가지않는 곳...
의료 등 문명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는 외진 곳을 다녀왔으니 석기시대를 제대로 체험한 듯한 묘한 착각에 빠져듭니다.
현대인들의 핸드폰 사용은 거의 중독 수준입니다.
통신 전파도 없고 전기도 없는 외딴섬의 체험은 그야말로 석기시대로 돌아간 느낌이었습니다.
배대열 칼럼니스트
유튜브 "배대열의 세상만사" 대표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