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9개월 만에 최저점 찍어
러시아의 서방에 대한 독설에도 시장 반응은 놀라지 않아
식량 수송선이 흑해 '식량 회랑' 통과는 5월 18일 만료
옥수수 등 농작물 작황이 좋아 곡물 가격 급등을 막는 요인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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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의 4월 27일 보도에 따르면 밀 가격은 1년 9개월 만에 최저점을 찍었다.

우크라이나의 식량 수출에 먹구름이 끼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NSC) 부주석은 23일 주요 7개국(G7)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기로 결정하면 모스크바가 흑해 식량 반출 계약을 종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밀 가격이 1년 9개월 만에 최저점을 찍으면서 러시아의 독설에 시장은 놀란 것 같지 않은 실정이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2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대러 금수 제재가 강화되면 식량협정 등 그들(G7)이 필요로 하는 많은 것들이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2년 7월,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식량 운송 지연 문제를 해결하고 글로벌 식량 위기를 피하기 위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조정자인 유엔 및 터키와 흑해 식량 운송 협정을 체결하여 식량 수송선이 흑해 '식량 회랑'을 통과할 수 있도록 했다.

2023년 3월 협정 이행 기간이 다시 연장됐지만 연장 기간은 기존 120일에서 러시아가 고집하는 60일로 변경돼 5월 18일 만료된다.

G7 농업부 장관은 4월 22일부터 23일까지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회의에서 러시아가 식량을 '지정학적 위협 도구'로 간주하고 식량 협정의 '전면적 시행 및 확대'를 요구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곡물업계 관계자는 "이번 합의는 아무런 긍정적 효과도 주지 않았고, 세계 시장에 식량 공급을 촉진하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실제 시장 실적은 밀, 옥수수 등 곡물 가격이 크게 하락한 것이다.

일본 시간으로 4월 25일, 미국 시카고 선물거래소의 밀 가격은 부셸당 6.5달러 아래로 떨어져 2021년 7월 이후 최저점을 찍었고, 2022년 3월 사상 최고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옥수수 가격은 부셸당 6달러 선을 오르내리며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2년에는 러시아 곡물이 풍작을 이룰 것이며, 수출하지 않고 곡물을 국내에 보관하면 농산물 시장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

서방의 대러 에너지 제재가 강화되면서 러시아도 식량 수출을 통한 외화벌이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옥수수 등 농작물 작황이 좋은 점도 곡물 가격 급등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식량 '과잉 수출'도 문제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4월 중순 폴란드·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산 식량 대량 유입으로 자국 시장에 차질을 빚으면서 우크라이나산 식량 수입 금지를 선언했다.

유럽연합(EU)은 내분을 피하기 위해 동유럽 5개국 농가에 1억유로를 지급하기로 긴급 결정해 우크라이나의 식량 수출길이 막히는 것을 막았다.

식량시장은 2022년 위기감에서 벗어났지만 흑해협정 관련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급격한 가격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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