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로 몇 번 들른 적 있으나 울산의 명소를 둘러보긴 처음이다. 

일하러 간 길, 친구덕에 호강했다.

태화강변따라 십리에 걸쳐 조성된 십리대숲은 울창한 대나무숲으로 눈을 정화시키는 장관이었다. 

대나무로 유명한, 토끼도 귀가 걸려 못 빠져 나간다는 태국 칸차나부리 숲을 연상시키는, 야생미는 좀 덜해도 태화강과 어울러지고 대숲에 조명을 비춰 만든 은하수길·솟구치는 분수·억새 군락지·군데군데 유명작가들의 작품들이 함께 어우러져 조형미는 더 우수한듯 했다.

십리대숲은 환경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전국 20대 생태관광지역'으로 선정되었고, 울산 12경 중 첫손에 꼽힌다는 설명이 수긍되었다.  

자동차·조선·석유 화학 등 공업단지들로 꽉 찬 공업도시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환경오염이라는 꼬리표를 떼게 하는, 1급수에만 산다는 은어와 떼까마귀등 철새들의 보금자리가 되고, 시민들이 즐겨 찾는 힐링도시로 탈바꿈하게 한 일등공신이다.

대나무 숲길 한켠에 세워둔 '임금님귀는 당나귀 귀' 작은 팻말 대신 대나무잎새에 실리는 바람소리 효과음을 넣고 '울산시는 힐링도시다'가 은은한 목소리로  들려오게 하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10월에 십리대숲 야외공연장에서 문학·음악·춤·연극이 한데 어우러진 처용문화제가 열리고, 태화강의 가을 풍경과 어우러져 멋지다 하니 가을 정취 느끼러 다시한번 오고프다. 

정진영 여행작가 jinyoung@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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