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센터를 지나다 그 앞의 고가 담장에 동굴손을 펼치며 뻗어 있는 노란색 꽃과 울퉁불퉁한 돌기로 둘러 쌓인 열매가 눈에 띠며 옛 추억을 불렀다. 

어렸을 적 주택 담장에서 많이 보았던 ‘여주’였다.  여주는 Balsam Pear, Bitter Cucumbe, Bitter Gourd, La-kwa, 여주, 여자, 여지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쓴맛이 강하여 ‘쓴 오리’라고 불리기도 한다.  인도 등 열대 아시아가 원산지로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박과 여주속의 열대성초화다

학명은 Momordica  charantia L. 이다. 속명 ‘momordica’ 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To-Bite’'라는 뜻으로, 열매의 표피가 물어뜯어 놓은 것처럼 울퉁불퉁하게 생김을  묘사한 것이라는 설과 잎의 가장자리가 톱니형상인데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종명은 charantia로 여주를 뜻한다.  

도깨비 방망이처럼 돋아난 돌기가 독특한 열매는 익으면서 노랗게 변한다. 완숙 되면 저절로 벌어지며 과육에 둘러 싸인 에 발그레한 씨앗이 드러난다. 제법 맛이 있다. 누런색이 되기 4~5일 전쯤 따서 음식으로 조리하여 먹거나, 생과로 얇게 썰어 고기와 곁들이거나 갈아서 먹는다. 원산지인 인도 북부, 네팔과 동남아시아에서는 인기있는 채소다. 인도차이나에 주재하면서 즐겨 먹었던, 과일안에 저민 고기를 넣은 스튜 요리가 떠오른다.

꽃말은 열정, 정열, 강장이다.

꽃은 수더분하다. 5장의 노랑 꽃잎이 종모양의 꽃받침에 의지하여 잎 겨드랑이에 1개씩 달린다. 줄기는 가늘고 덩굴손으로 다른 물건을 감아서 올라간다. 잎은 어긋나고 자루가 길며, 가장자리가 톱니처럼 5∼7개로 갈라진다. 갈래조각은 다시 갈라지며 톱니가 있다.

약효가 뛰어나며, 특히 식물 인슐린으로 알려져 있다. 

정진영 여행작가 jinyoung@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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