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들 4조 원 대 예금 유치

국회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 / 사진=박재호 의원 블로그 갈무리
국회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 / 사진=박재호 의원 블로그 갈무리

KDB산업은행(이하 ‘산업은행’)이 정책자금을 지원한 기업들로부터 수 조원대의 예금을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부산 남구을)이 KDB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책자금을 지원한 KDB산업은행이 해당 기업들로부터 수 조원대의 예금을 유치한 것으로 들너ᅟᅡᆻ다.

대한항공은 2022년 2분기 말 기준으로 수시입출금식 예금을 비롯해 정기예금, 퇴직신탁 등 금융상품을 통해 산업은행에 1조 9,671억 원의 자금을 예치 중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수시입출금식 예금, 정기예금, 퇴직연금 등으로 1조 9,163억 원을 예치 중이다.

에어부산은 71억 원, 에어서울은 101억원의 퇴직연금을 산업은행에 예치했다.

이들 항공사의 산업은행 예금액은 2020년 11월 정부가 산업은행을 통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방침을 발표한 이후 급증했다.

2020년 2분기 3,309억원이던 대한항공의 산업은행 예금은 2021년 1분기 1조 7,494억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

아시아나항공도 2020년 3분기 3924억원이던 산업은행 예금이 2021년 1분기에 1조 1,303억원으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의 통합 방침이 발표되기 전까지 산업은행에 예금이 없었으나 통합 움직임이 본격화된 2021년 3분기부터 퇴직연금 등을 산업은행에 예치하기 시작했다.

예금 뿐 아니라 운영자금도 산업은행으로 예치됐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신주 인수를 위한 정책자금 8,000억 원을 제외하고 1조 원 이상의 운영자금을 KDB산업은행에 예치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대한항공 인수합병과 관련된 자금 9,000억 원 이외에 기업 운영 자금 1조 원 정도를 산업은행에 예치했다.

이 같은 항공사들의 ‘예금 몰아주기’에 대해선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은행이 정책자금을 집행하는 ‘슈퍼 갑’의 입장이기 때문에 여유 자금이 없는 에어부산이나 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LCC)까지 예금을 몰아줬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산업은행은 이들 항공사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특수관계자’로 대한항공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사외이사 추천권도 갖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산업은행에 목줄이 매여진 항공사들의 ‘예금 몰아주기’는 은행들의 ‘꺾기’와 다름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재호 의원은 “정책자금을 집행하는 산은이 ‘슈퍼갑’의 입장에서 어려운 기업을 대상으로 교묘히 법망을 피해가는 ‘꺾기’ 영업행태를 보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경기침체와 자금압박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국책금융기관으로서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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