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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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의 ‘필승 상대’ 가나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서로 한치의 양보를 할 수 없는 외나무 다리에서 28일 저녁에 만난다. 벤투호는 우루과이전 무승부로 비교적 무난한 출발을 했다. 원래 개막 전부터 ‘1승 제물’로 여겼던 가나전이 진짜 승부처다. 그야말로 16강 진출의 명운이 달려 있는 대전이다.

2002년 4강 이후 한국 월드컵 본선 성적(3승 3무 6패)을 살펴보면 오늘 가나전이 중요한 이유를 알게 된다. 한국팀은 2006년 독일월드컵(1승1무1패), 2014 브라질월드컵(1무2패), 2018 러시아월드컵(1승2패)를 거두어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에 반해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1승1무1패를 얻고도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최소한 1승을 거두어야만 되는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가나는 지난 25일 포르투갈전에서 2-3으로 패했지만 만만치 않은 공격력을 보여주었다. H조 최강으로 평가받는 포르투갈의 간담을 서늘케 만들었다.

가나전 '필승' 전략에 대해 축구전문가들은 "가나는 개인 플레이는 좋지만, 수비 조직력이 좋지 않다. 2선 측면 공격을 책임지는 쿠두스 (22세)를 사전 차단하고 아프리카 특유의 ‘심리적 기복'이 심한 점을 고려 해 사전 기선을 제압하고, 빠른 속도전으로 수비 뒷공간 허점을 노려라"고 주문했다.

우선 오늘 가나 대전의 관전 포인트는 아시아 축구의 ‘미라클’이 계속될지 여부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는 1차전에서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2대1 역전승을 기록했지만 2차전에서는 폴란드에 패했다.

일본은 1차전에서 역시 독일에 2대1 역전승했다. 하지만 2차전에서 일본은 우세한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북중미 복병 코스타리카에 1-0으로 쓰라린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카타르 월드컵은 주최국 카타르를 제외하고 아시아(AFC)팀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4개국(사우디아라비아, 일본, 이란, 호주)은 이미 대회 첫 승리를 챙겼고, 한국도 1차전에서 승점 1을 챙겼다.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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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에서 대패를 당했던 이란과 호주는 2차전에서 설욕에 성공하며 아시아 돌풍의 강도를 높였다. 잉글랜드에 6-2로 패한 이란은 웨일스에 2-0으로 승리했다. 프랑스에 1-4로 진 호주도 26일 튀니지를 1-0으로 제압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5개국은 모두 16강 진출을 향해 여전히 돌진하고 있다. 16강 3차전이 시작하기도 전에 거둔 4승은 역대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AFC 소속 국가가 따낸 최다승 타이다.

한국이 가나를 꺾으면, AFC 소속 국가의 단일 월드컵 조별리그 최다승(5승) 달성과 함께 역대 월드컵 대회 최다 16강 진출국 탄생 가능성도 커졌다.

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시종일관 경기를 주관하고 순간적으로 경기 흐름을 주도하는 심판의 역할과 이에 따른 판정에 대한 행태(기준)이다.

가나 경기 주심으로 선정된 잉글랜드 맨체스터 출신의 테일러 심판은 2010년부터 EPL에서 활동해 온 베테랑이다. 국제 심판으로는 2013년부터 활동 해오고 있지만 주로 유럽에서 열리는 경기에 많이 등장했다. 강력한 태클과 몸싸움이 치열한 유럽리그 각도에서 판정을 할 공산이 크다.

2015년부터 역시 EPL 무대에서 활약하는 손흥민이 뛴 경기 심판도 많이 맡았다. 다소 무리한 판정이라는 인상을 주면서 심지어 그를 퇴장시킨 적도 있다. 경기장에서 심판의 파울에 대한 판단 기준에 신속하게 적응해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는 점이다.

세 번째 관전 포인트는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랭크되어 있는 k리그 간판 스트라이커 조규성 선수와 유럽파 준족 이강인 선수의 선발 라인업과 수비의 핵심인 김민재 선수 부상으로 인한 출전 여부다.

이른바 우루과이 경기에서 상대를 혼란에 빠트린 이강인과 조규성이 가나전의 대체카드로 재기용이 될지 아니면 허를 찌르는 비장의 히든 카드를 새롭게 준비할지 여부다.

네 번째 염두에 둘 관전 포인트는 FIFA 순위와 단순히 선수들의 몸값 비교로만 승리를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특히 금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FIFA랭킹 51위인 사우디가 3위 아르헨티나를 22위인 모로코가 2위 벨기에를 격파한 것은 대표적인 이변으로 꼽힌다.

독일 축구통계전문매체 트란스퍼마르크트는 금번 월드컵 개최 직전 한국대표팀의 시장가치를 1억6393만 유로(약 2247억 원)로 평가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한국 랭킹은 28위이지만 몸값으로는 세계 33위에 올랐고, 월드컵 출전국 중에선 22위다.

선수 몸값을 살펴보더라도 포르투갈(FIFA 랭킹 9위)과 가나(FIFA 랭킹61위) 경기는 포르투갈의 절대적 우위로 전망됐다. 하지만 포르투갈이 3대2로 신승했다. 포르투갈 선수단의 전체 몸값은 9억3700만 유로(약 1조2960억 원)에 이른다.

반면, 가나 선수단의 몸값은 포르투갈의 4분의 1 수준인 2억1600만 유로(2987억 원)에 불과하다. 단순 선수 몸값측면에서 보면 가나팀이 한국 보다 다소 높이 평가되었다.

한국(28위)과 가나(61위)의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는 28일 오후 10시(한국시간) 킥오프한다. 

승리에 대한 전 국민들의 간절함, 그라운드에서 누비는 선수들의 절박함, 벤투 감독의 실시간 작전에 대한 긴박함이 모두 응집되어 승리의 여신이 우리 편에 있으리라 굳게 믿고 있다.

우리 속담에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는 말이 있다. 브라질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책 '연금술사'에 나오는 구절과도 맞닿아 있다. “진정으로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나서서 같이 도와준다'‘는 이야기다.

결국 그라운드에서 90분간 승리를 위한 조직력과 집중력 대결이다. 절실한 자세로 틈새를 끊임없이 살피면서 골 결정력을 높이고 수비에서는 집중력을 높이면 승리로 향하는 길이 열릴 것이다.

아시아의 돌풍이 계속되기를 기대하면서 우리 태국전사들의 승전보를 간절히 기원한다.

이상기 칼럼니스트 sgrhee21@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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