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은 글자 그대로 “남의 칼을 빌려 사람을 죽이는” 계책. 남의 힘을 빌려 적을 치면 자신의 힘을 쓰지 않고 일을 쉽게 도모할 수 있다.
내 칼에 피를 묻히지 않고 남의 칼에 피를 묻히는 고도의 전략이다.
춘추시대, 정(鄭)나라 환공(桓公)이 회(鄶)나라를 공격할 계획을 세우고, 먼저 회나라의 유능한 인물을 파악하여 명단을 만든 후, 회나라를 공격한 후 이들에게 관작을 수여하고 토지를 나누어 줄 것이라는 소문을 퍼트렸다.
소문을 들은 회나라 왕은 자기 사람인 이들을 모두 자기 손으로 제거해 버리고 말았다. 그 후 정나라는 회나라를 공격하여 간단히 멸망시켰다.
이처럼 계략을 잘 쓰면 적이나 제3국의 힘과 재물 등을 빌려 쓸 수가 있는데, 이를 이르러 ‘차도살인’이라 한다.
차도살인지계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유용하게, 실제 지금까지도 꾸준히 사용되고 있는 전략이기도 한데, 자신이 적을 해치운다면 후환을 두려워해야 하지만 남을 충동질하여 그 사람으로 하여금 적을 처리하게 만든다면 목표를 달성함과 동시에 책임질 일도 없다.
이 전략은 같은 아군이라 손댈 수 없는 상대를 위험한 적군에게 몰아넣어 해치우는 방식으로도 사용되곤 했다.
한형동 칭다오대학 석좌교수 hanhd@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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