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훈 금보육종·농업법인 금돈 대표 인터뷰...40년 양돈 인생 '돼지 아빠'
-미국식품의약국(FDA)·국제표준화기구(ISO) 인증 득한 '신지식농업인'
-한돈협회장 출사표 "현장의 소리가 가장 중요...현실적 실천에 앞장 설 것" 

장성훈 금보육종·금돈 대표/ 사진= 돼지문화원 제공.
장성훈 금보육종·금돈 대표/ 사진= 돼지문화원 제공.

"반 평생을 농장에서 돼지만 보고 달려왔네요. 돼지 아빠요? 저에겐 듣기 좋고 뜻 깊은 훈장이나 다름 없죠"

추석 명절을 직전에 둔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인근에 한 정통 찻 집에서 본지와 만난 장성훈 금보육종 대표는 근황을 묻는 질문에 "몸이 열 개 여도 모자랄 정도로 바쁘게 지내고 있지만 이제는 '한돈 전도사'로 나서야 될 때가 아닌가 싶어 보람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장성훈 대표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농축산 전공한뒤 양돈 종자를 다루는 육종 전문회사를 거쳐 경기도와 강원도 등지에서 돼지농장을 운영하는 등 40년 이상을 돼지와 함께 해 온 국내 대표적 신지식 농업인 가운데 한명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돼지 아빠'로 통하는 그는 금보육종이란 돼지 육종회사와 농업법인 금돈을 운영중이다. 현장과 행정을 아우르는 전문성을 인정 받아 대한한돈협회중앙회와 한국종돈업경영인회 등에서 감사와 회장 등을 역임한뒤 최근까지는 한돈자조금대의원회 의장을 맡아왔다.

축산업에 입문한 계기는 뭘까. 장 대표는 "고교 시절부터 축산계열을 수학한데다 대학과 대학원까지 이어지면서 축산업은 당연한 천직이 됐다"며 "대학졸업 후 육종회사에서 10년을 근무하고 돼지농장을 직접 차린 게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수 차례 겪은 위기는 '돼지 아빠' 장 대표가 '최고농업기술명인'이자 '신지식농업인'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던 동력다. 2011년 전국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한 구제역에 양돈 농가들은 자식 같이 키우던 수만마리의 돼지를 땅 속에 묻어야 했고 정부의 보상금은 그저 대출 받은 은행의 몫일 뿐이었다.

장 대표에게도 잊을 수 없는 고통의 시간이었다. 장 대표는 "정말 눈 앞이 캄캄하는 걸 그때 절실히 느꼈다. 할 줄 아는건 양돈뿐인데 물러 설 곳이 없다는 건, 지금 생각해도 아찔 한 상황이었다"며 "반드시 일어난다는 각오를 다지고 축산농장 개선 작업부터 차근차근 다시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에 위치한 '돼지문화원' 전경/ 사진= 돼지문화원 제공.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에 위치한 '돼지문화원' 전경/ 사진= 돼지문화원 제공.

이후 그는 오로지 앞만 바라보고 돼지 종돈 개량과 고급육 생산에 몰두했다. 당시 그의 판단과 결단은 향후 장 대표가 운영하는 농장들이 '깨끗한 축산농장'과 미국식품의약국(FDA), 국제표준화기구(ISO), 강원도 등에서 인증을 받게 되고 결정적 이유가 됐다.

장 대표는 "누구나 넘어질 수 있죠. 하지만 바로 일어나 더 크게 꿈을 꾸고 달려야 한다는 걸 깨닳게 된 소중한 시기였다"며 "어려운시기였지만 농장은 복구하는 한편 가공제품 개발과 돼지문화원 완공 등을 통해 공격적 대처한 게 위기를 헤쳐나 온 요인이다"고 밝혔다.

그가 운영중인 강원 원주시에 위치한  돼지문화원은 미래형 양돈산업의 보고다. 장 대표가 관련 업계에서 '6차 산업 전도사'라는 또 다른 애칭으로 불리는 이유다. 농장에서 돼지를 기르는 1차 산업과 가공공장의 2차 산업, 각종 체험 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3차 산업 등을 종합한 '6차 산업'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최근 그가 '한돈 전도사'를 자청하고 나선데는 여전히 부족한 '한돈 산업'에 인식 때문이다. 장 대표는 "우리 돼지, 한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이지만 한편으로 축산이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인과관계나 농장냄새 등에 대한 오해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여전히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대한한돈협회장 도전에도 나섰다. 한돈협회는 지난 1978년 한돈산업 전반의 전문 지식과 기술 향상은 물론이고 한돈 생산자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향상과 복리증진 등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된 국내 한돈인을 대표하는 단체다. 협회 활동을 통해 전국의 모든 '돼지 아빠'들의 대변인을 자청하겠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지난 40여년간 현장에서 수 많은 위기와 고난을 겪으면서 배우고 경험한 모든 역량을 발휘해 우리 양돈인들이 당당하고 안정적인 삶을 위해 기여하고 싶다"며 "K(Korea)-한돈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도록 혼신을 힘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하는 건 현장의 소리다. 그는 "전국 방방곡곡엔 저마다 다양한 형태로 돼지와 함께 삶을 대부분을 공유하며 살아가는 수 많은 양돈인들이 있다"며 "현장에서 다양한 양돈인분들의 현장의 소리를 귀담아 현실적인 정책목표와 실천공약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양돈산업의 도약을 이루고싶다"고 덧붙였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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