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필리핀, 홍콩, 태국 등 일부 관광산업국 선시행
코로나19 재확산에 '위축'··· 백신 접종률과 집단면역 '핵심'
전문가들 "올해 말 일부 아시아 도시국가를 시작으로 점진적 확대 전망"

싱가포르의 멀라이언./사진=뉴시스 제공.
싱가포르의 멀라이언./사진=뉴시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개인은 물론 세계 대부분의 국가도 자가 격리 없는 자유여행, 이른바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비격리 여행 권역)'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선행한 일부 국가들은 '시행'과 '금지'를 반복하며 감염 확산 추이를 살피는 모양세다.

지난 1일 대만과 팔라우 사이에도 트래블 버블이 허용됐다. 현장에서 코로나19 항원 검사 후 음성 판정자에 한해 4, 5일 패키지여행만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하지만 방역 선진국으로 꼽히던 타이완 역시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19일부터는 외국인 입국이 전면 금지된 상태다.

방역과 백신 접종 개시로 이미 시행한 도시들도 위축되긴 마찬가지다. 홍콩·싱가포르 간 ‘트래블 버블’ 계획도 지난달 재발한 제3차 코로나 유행 확산으로 지난 22일 두 번째 취소가 전격 발표됐다. 

최근 태국 관광체육부는 최근 치앙마이, 푸껫 등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명소 5개 주(州)에 한해 '지역호텔격리'(AHQ: 음성판정자 호텔 내 자유이동 가능)라고 불리는 새로운 격리 방안의 시행을 추진 중이다.

태국에 입국해 사흘이 지난 뒤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으면 호텔 내에서는 자유롭게 다닐 수 있고, 정해진 시간에는 주변을 산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성급한 결정이라는 반발도 있다. 하지만 관광 산업의 비중이 큰 태국 정부 입장에서는 여행금지를 더 이상 유지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태국 정부는 푸껫 주민들의 70%를 대상으로 오는 7월 1일까지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을 우선적으로 실시하기도 결정했다. 이후 검역을 거치지 않고 예방 접종을 받은 외국인들에게 섬이 개방될 예정이기 떄문이다.

상황 호전에 대비하여 봉쇄를 풀고 정상화를 준비에 나선것인데 정부 경상 수지에서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국가 일수록 더욱 ‘트레블 버블’상황을 간절히 기대하면서 준비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아시아의 확진자 수가 다시금 학산 되는 추세에 있다는 점이다. 인도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여전히 20만 명을 넘고, 비교적 코로나 청정지역으로 여겨지던 베트남, 라오스, 태국 등 동남아 국가도 코로나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

필리핀도 상황은 비슷하다. 국경 통제를 엄격히 시행하여 인도와 같이 전염성이 매우 높고 치명적인 코로나19 변종이 있는 국가에서 오는 승객의 도착을 제한하고 있으며, 질병의 증상이 있든 없든 모든 도착 승객에 대해 엄격한 14일 검역을 시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필리핀 관광청(DOT)은 21일 신흥 감염병 관리를 위한 기관 간 태스크 포스 (IATF)에 제출한 제안에서 녹색 차선을 만들면 예방 접종을 받은 외국인이 필요한 검역 없이 필리핀을 여행할 수 있도록 ‘녹색 차선’(creation of a green lane)을 설정하여 외국인 입국자에 대한 제한 해제를 권고했다.

대다수 동남아 국가도 국제(수도) 공항에 ‘녹색 차선’ 배치에 공감하고 있다. 여행 가이드, 운영자 및 서비스 제공 업체뿐만 아니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호텔 및 리조트의 이익을 위해 관광 명소를 다시 열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필리핀 관광청(DOT)에 따르면 관광업 종사자 570만 명 중 약 480만 명은 정부가 시행한 이동 제한으로 인해 이미 관광여행업을 떠나 실직되었거나 이직하여 다른 업종에 종사하고 있다.

지난해 필리핀 방문객은 2019년 822만 명에서 148만 명으로 82% 이상 감소했다. 필리핀 입국관리국은 지난달 29일, 2020년 관광비자 연장신청 건수가 전년 대비 44.7% 감소한 24만 276건이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산 사태에 따른 외국인 입국규제 조치의 영향으로 보인다.

태국의 경우도 관광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10%-15%를 차지하고 있어 태국 경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19년만 한 해 거의 4천만 명에 가까운 해외 관광객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난해에는 670만명으로 급감했다.

이에 태국 당국도 관광 산업을 살리기 위해 격리기간 단축보다는 상호 백신 접종 인정을 통한 ‘트레블 버블’을 적극 선호하고 있는 상황이다.태국 정부는 7월 1일까지 검역을 거치지 않고 예방 접종을 받은 외국인들에게 섬이 개방될 예정이므로, 태국 정부는 푸껫 주민들의 70%를 예방접종 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무역기구(WTO)와 세계보건기구(WHO)의 두 수장이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지식재산권 면제' 협상의 진전을 촉구하고 나섰다. 결국 백신 지재권 면제를 통한 백신 생산 증대 및 백신 접종 확대만이 ‘트레블 버블’을 가능케 하는 유일한 방안이라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글로벌 온라인 여행 플랫폼 ‘아고다’의 존 브라운 아고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일 “북미·유럽은 이르면 하반기, 아시아는 싱가포르·홍콩·중국 정도부터 점진적으로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 했다.

각국의 백신 접종률과 코로나19 환자 증가수치가 ‘트레블 버블’의 주요 판단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장신신 기자 kiraz0123@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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