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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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전쟁이라 불리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간의 배터리 분쟁에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측 주장을 인정하는 최종 심결을 내렸다. 그럼에도 양측은 앙금이 남아있는 모습이다. LG측은 “SK측이 분쟁에서 패한 만큼 성의있는 합의안을 내놓으라”고 촉구했고, SK측은 “ITC가 영업비밀 침해 여부를 실질적으로 밝히지 못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ITC는 SK이노베이션측에 대해 배터리 셀·모듈·팩과 관련 부품·소재를 10년간 미국내에서 생산하거나 미국으로 수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한적 배제 명령을 내렸다. 단, SK이노베이션이 이미 계약한 포드와 폭스바겐에 대한 배터리 공급 물량에 대해선 각각 4년과 2년씩 수입 금지 유예기간을 줬다. 두 자동차 회사가 다른 배터리 공급사를 찾을 시간을 준 셈이다.

ITC의 결정이 나온 직후 양측의 신경전이 이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이 ITC의 결정을 수용하고 이에 부합하는 제안을 해 나머지 소송을 조속히 마무리하라"고 촉구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또 "SK이노베이션이 부합하는 합의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미 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인 영업비밀 침해 품목에 대한 미국 내 사용 금지와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도 단호하게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이날 "(SK이노베이션이)이제는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여주길 바란다"며 "작년 2월 조기 패소 결정에 이어 이번 최종 결정도 인정하지 않는다면 소송을 계속 소모전으로 끌고 가는 책임은 전적으로 경쟁사(SK이노베이션)에 있다"고 전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측은 "이번 ITC 결정은 소송의 쟁점인 영업비밀 침해 사실을 실질적으로 밝히지 못한 것이어서 아쉽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또 "미국 내 배터리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앞으로 남은 절차(Presidential Review 등)를 통해 안전성 높은 품질의 SK배터리와 미국 조지아 공장이 미국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 중인 친환경 자동차 산업에 필수적이며 핵심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 배터리 1·2공장을 짓고 있다. 이는 폭스바겐과 포드에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한 공장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전기차용 배터리로 활용되는 2차전지 기술과 관련, SK이노베이션이 자사 인력을 빼가고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2019년 4월 ITC에 조사를 신청했다.

ITC는 지난해 2월 예비 심결에서 SK 측에 대해 LG 배터리 기술을 빼낸 증거를 인멸했다는 이유 등으로 '조기 패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번 ITC의 결정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앞으로 60일간 ITC의 결정을 두고 협의할 수 있고, 합의를 보지 못하면 이번 결정이 최종 확정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최종 판결에 앞서서도 합의를 시도했지만, 합의금 규모 등을 놓고 이견이 커 성사되지 못했다.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엽업비밀 침해에 대한 배상으로 SK이노베이션 측에 2조8000억원의 합의금을 요구했지만 SK이노베이션은 수 천억원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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