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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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별세한 가운데 26일 삼성물산(028260)·삼성생명(032830)·삼성전자(005930)등 삼성 계열사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고(故) 이 회장 지분 상속과 지배구조 개편 등에 따라 주주들에게 배당이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주주들이 삼성 계열사 주가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삼성물산은 전 거래일 대비 13.46%(1만4000원) 오른 11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12만6000원까지 올랐고, 삼성생명과 삼성에스디에스(018260), 삼성전자도 각각 3.8%, 5.51%, 0.33% 상승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 계열사 지배구조 개편이 어떻게 될지 구체적으로 예측할 순 없지만 어찌됐건 주주들에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4년 고 이 회장이 병상에 누운 후로 사실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체제가 자리 잡혔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의 빈자리는 삼성 경영권을 크게 흔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주가 역시 큰 변화폭은 없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시장 투자자들은 천문학적인 상속세 규모가 삼성 계열사의 배당 증액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고 이 회장이 보유한 주식 재산은 18조원이 넘기 때문에 이 부회장 등 삼성가 유족이 내야 할 상속세 규모는 10조30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상속세를 감당하려면 주식을 처분하거나 배당을 늘려 현금을 확보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증권가는 배당 성향 강화를 예상하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속재원 확보를 위해 배당 위주로 갈 것으로 보인다. 주주친화배당정책을 강화해 배당을 확대하면 주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전에 지배구조 개편 이슈도 있었던 만큼, 상속세를 줄이는 방안을 고려하기보다는 제대로 다 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물산을 비롯해 삼성생명, 삼성SDS, 삼성전자 등을 시장에 매각하지 않고 배당 성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물산 지분을 17.3% 보유한 최대주주인 상황에서 최소한 삼성물산의 기업가치가 훼손되는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배당 증액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정 연구원은 또 "상속세가 총 10조3000억원을 넘는 수준(상속세율 60% 적용)인데, 이를 상속인들이 나눠 납부하려면 배당을 증액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삼성생명도 마찬가지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도 시장에서 배당강화를 예상하고 있다"며 "‘삼성생명법’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해야 하는데, 상속세 이슈로 인해 매각 이익을 배당으로 돌릴 가능성이 커졌다"라고 했다.

‘삼성생명법’은 박용진·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지난 6월 중순 대표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이다. 보험회사가 보유한 타사 주식·채권을 시장가격으로 평가해 총자산의 3%를 초과하면 처분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이 적용되면 삼성생명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일부 매각해야 하는데, 이때 ‘매각 이익을 주주들에게 환원할 것이냐, 말 것이냐’가 시장에서 화두였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하면 주주에게 배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고 이 회장의 주식 평가가 끝날 때까지 회사 측에서 주가 부양에 적극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상속세는 사망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의 종가 평균 평가액을 기준으로 산출된다. 앞으로 2개월 간 주가 향방에 상속세 금액이 달라지기 때문에 주가가 오르면 이재용 부회장 등 상속인들이 내야 할 세금이 늘어나게 되기 때문이다. 

고 이 회장이 보유한 주식은 삼성전자 2억4927만3200주(지분율 4.18%), 삼성전자 우선주 61만9900주(0.08%), 삼성에스디에스 9701주(0.01%), 삼성물산 542만5733주(2.88%), 삼성생명 4151만9180주(20.76%) 등이다. 현재 가치는 18조2000억원가량이다. 

그룹을 이끌게 될 이 부회장은 삼성에스디에스 711만6555주(9.2%), 삼성물산 3267만4500주(17.33%), 삼성화재 4202만150주(0.7%), 삼성엔지니어링 302만4038주(1.54%), 삼성전자 4만4000주(0.09%), 삼성생명 12만주(0.06%) 등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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