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의 면담에 참석하기 위해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베트남으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의 면담에 참석하기 위해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베트남으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역시  오는 26일 공판을 재개한다. 재판이 멈춘 지 9개월 만이다.  

이 부회장 등의 파기환송심은 지난 1월17일 공판이 열린 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편향 재판' 등을 이유로 재판부 기피 신청을 내 한동안 중단된 바 있다. 

이에 서울고법은 지난 4월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는 객관적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기피 신청을 기각했다. 특검은 이에 불복해 재항고했지만, 대법원도 지난달 18일 기각 결정을 내렸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공판에 앞서 향후 심리 계획 등을 정리하는 절차로, 피고인들의 법정 출석 의무는 없어 이 부회장이 직접 법원에 발걸음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법조계는 내다보고 있다. 다만 다음달 본재판이 시작되면 이 부회장은 직접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

한편 이로 인해 삼성은 당분간 또 다시 재판에 몰두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 부회장은 2016년 11월 이후 무려 4년 가까이 '사법 리스크'에 걸려있다. 현재까지 검찰에 10차례나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구속영장 실질심사만 3번 받았다. 특검 기소에 따른 재판은 무려 80차례 열렸고, 이 가운데 이 부회장이 직접 출석한 재판은 1심에서만 53차례를 포함해 총 70여차례에 달했다. 

이에 재계는 “향후 몇 년간 이 부회장이 재판 일정에 얽매이게 돼 삼성의 경영 활동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이 모든 역량을 결집해도 위기 극복이 쉽지 않은 현실 속에서 경영 공백이 미래 경쟁력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무죄 선고가 돼도 문제다. 그 동안 총수의 경영 공백이 생겨버려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입게 될 수 있어서다. 

한편 이달 잡힌 두 건의 재판 일정을 앞두고 이 부회장은 잇단 해외 출장길에 오르고 있다. 재계는 이 부회장의 행보를 두고 “재판 일정 및 준비에 따른 제약이 덜한 상황에서 현장 경영을 서두르는 것”으로 풀이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여파로 발이 묶인지 5개월여 만인 지난 8일 네덜란드로 출국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극자외선(EUV) 노광기를 독점 공급하는 네덜란드 장비업체 ASML의 본사, 스위스 국제오림픽위원회(IOC) 등을 방문했다.

네덜란드 출장에서 돌아온 지 닷새 만인 이날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최대 생산 기지인 베트남으로 출국한다. 이재용 부회장이 베트남 출장길에 오르는 것은 2018년 10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이 부회장은 내일(20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단독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 부회장과 푹 총리의 면담은 이번이 세 번째다. 두 사람은 2018년 10월 이 부회장의 베트남 방문과 지난해 11월 푹 총리의 한국 방문 당시 면담을 가졌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이 베트남 현지에서 투자 확대를 발표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면담에서 푹 베트남 총리는 이 부회장은 "삼성의 성공은 곧 베트남의 성공이며, 삼성이 계속 발전해서 베트남이 모든 측면에서 삼성의 세계 최대 전략 생산거점이 되게 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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