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물적분할 소식에 개인 투자자들이 ‘배신감’으로 들끓고 있다. 주주들이 LG화학에 투자했던 핵심적인 이유가 ‘2차전지 수혜주’였기 때문이다.

17일 LG화학은 이사회를 개최해 배터리 사업의 물적분할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오는 10월 30일 개최되는 임시주주총회 승인을 거친 후 12월 1일부터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이번 분할은 LG화학이 분할되는 배터리 신설법인의 발행주식총수를 소유하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LG화학이 비상장 신설법인 지분 100%를 가지게 된다. 물적분할은 분리·신설된 회사의 주식을 모회사가 전부 소유하는 기업분할 방식을 말한다. 기존 회사가 분할될 사업부를 자회사 형태로 보유하므로 자회사에 대한 지배권을 계속 유지한다.

전문가들의 ‘긍정적’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소액 주주들은 분노하고 있다. 현 사업에 대한 주주의 지분율 유지가 가능한 인적 분할과 달리 물적 분할은 소액주주를 포함한 기존 LG화학 주주들은 신설회사 주식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신설회사가 IPO 과정에서 신주를 대거 발행하면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가 희석될 가능성도 있다.

소액주주들 사이에선 “2차전지 사업의 성장성을 보고 투자했는데, 이를 분사하면 남는 것은 주가 하락뿐”이라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LG화학 소액주주인 직장인 임모씨(29)는 "긍정적이라는 근거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애널리스트 말만 믿고 안심할 수는 없다"며 "LG화학 주식을 산 이유가 배터리 때문이었는데, 물적분할을 한다니까 불안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임씨는 "주식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번 사태로 극단적인 선택까지 내몰리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며 "배터리 분야가 빠진다면 LG화학 말고도 살 주식은 많으니까 투자 가치를 못 느낄 것 같다"고 말했다.

LG화학은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선 “주식투자의 입문 종목”이라는 인식이 강해 여파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가가 30% 넘게 뛴 지난 8월 개인투자자는 한 달간 LG화학 주식 무려 627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는 코스피 시총 1, 2위인 삼성전자(1조8834억원), SK하이닉스(1조129억원)에 이어 세번째로 많다.

이날 오후 1시 현재 LG화학은 전날 대비 5만4000원(7.86%) 떨어진 63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5.37% 빠진 데 이어 이틀 연속 약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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