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천문학적인 상속세로 주목을 받은 구광모 LG 그룹 회장의 납부세 마련과 관련해 여러 관측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구 회장이 국세청에 납부 자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말과 더불어 최근에는 “구 회장의 상속세 자금마련에 적신호가 켜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재계를 중심으로 무성히 돌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22일 “구 회장이 상속세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자금 확보를 위해 자사매각 등 여러 방안을 모색 중이라는 말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구 회장의 승계 재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판토스’와 관련해 ‘상장설’이 꾸준히 나오는 것과 LG그룹이 비주력 사업 정리에 속도를 올리는 행보가 그 배경 중 하나라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구 회장은 구본무 회장의 ㈜LG 지분 8.8%를 물려받으면서 총 7200억원의 상속세를 내야 한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판토스와 여행사인 레드캡투어 등 LG관계사 등은 애초 구 회장의 승계자금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승계자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레드캡투어의 사정이 어려워지는 등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말이 들린다”고 전했다. 

이에 최근 재계에서 “구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가 이러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판토스를 움직이려 한다”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판토스는 LG그룹의 물류기업으로 구 대표 외 오너일가가 19.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LG의 손자회사였다. 

2015년 5월 LG상사는 판토스의 지분 51%를 3000억원대에 인수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당시 LG그룹 상무였던 구 회장을 포함한 오너가 4세들도 판토스 지분 19.9%를 1200억원대에 사들였다.

이후 2018년 LG는 판토스 지분 19.9%를 미래에셋대우PE에 1450억원에 넘기는 계약을 맺었다. 

당시 지분 매각에 대해 LG그룹은 지주회사인 ㈜ LG 와 LG상사 , 판토스로 이어지는 출자구조를 단순화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공정거래위원회 눈총에서도 자연스럽게 벗어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미래에셋이 판토스 지분을 맡은 것이 추후 상장 차익을 염두해 둔 결정아니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LG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LG 화학이 캐시카우라고 불리던 LCD 사업을 중국 기업에 매각하면서 구 회장의 자금난에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LG화학은 최근 중국 화학소재 업체인 산산(Shanshan)에 LCD 편광판 사업을 매각하기로 하고 조건부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10일 밝힌 바 있다. 매각 금액은 11억 달러, 한화로 약 1조3000억 원의 규모이다.

이와 관련 LG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수익성 악화에 대비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의 저가 경쟁으로 시장 상황이 악화되긴 했으나 꾸준히 1조6000억 원 가량의 매출을 냈던 LCD 편광판 사업을 중국 업체에 내준 배경에 구 회장의 상속세가 연관돼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내에서는 “계약 규모가 약 1조3000억 원으로 적은 액수는 아니지만 2010년대 세계 시장을 석권했던 사업인 것에 비해 아쉬운 것은 사실"이라며 "LCD 편광판 사업을 빠르게 정리해야 할 이유가 있지 않았겠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LG 화학이 이번 LCD 편광판 사업을 매각하면서 수령한 1조3000억 원의 재원, 꾸준히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판토세가 상장하게 될 경우 얻어질 자금이 천문학적 상속세 충당에 활용될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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