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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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부진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국내 가계 빚이 1687조를 돌파했다.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열풍이 분 탓이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0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637조3000억원으로 전분기(1611조4000억원) 대비 25조9000억원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6%로 지난해 4분기(1.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가계신용은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에 카드사와 백화점 등의 판매신용 잔액을 더한 액수로 가계가 진 빚의 총합을 보여준다.

가계신용에서 비중이 큰 가계대출은 1545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3조9000억원(1.6%) 늘었다. 이는 2017년 4분기(28조7000억원)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4분기부터 1%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14조8000억원 증가하면서 1분기(15조3000억원) 대비 소폭 둔화됐다.

전세자금 대출 수요가 지속된 가운데 분양물량 증가 등으로 집단대출이 늘었으나 정부의 정책 모기지론 취급이 감소한 영향 등으로 분석됐다.

주담대가 주춤해진 반면 기타대출은 2분기에 9조1000억원 증가했다. 1분기(1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5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이는 주식시장이 회복하면서 증권사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빚투’ 열풍이 분 탓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융자잔고는 6월15일자 기준으로 12조원을 넘어섰다. 이달 들어선 지난 7일엔 15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평균 신용융자 잔고는 9조7000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신용카드 할부액을 비롯한 판매신용 잔액은 91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조원 증가했다. 자동차 소비 증가로 여신전문회사 중심으로 판매신용이 늘었다. 판매신용은 지난해 4분기(4조6000억원)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있지만,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로 수요가 회복된 영향이다.

가계 빚 증가세가 가팔라지면서 올해 1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은 98.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97.9%)보다 더 상승한 수준으로, 이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위험 수위(80%)를 넘어섰다.

1분기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중도 191.7%로 4분기(190.6%)보다 소폭 올랐다. 명목 GDP나 처분가능소득의 증가 속도보다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속도가 조금 더 빠르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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