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 소유의 태릉골프장을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히면서 이 일대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이를 둘러싸고 “그린벨트를 보존해야 한다면서 정작 태릉골프장은 택지로 활용하려 한다”며 정부의 신뢰성에 금이 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일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가 주례회동을 갖고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국가 소유의 태릉골프장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알려졌다. 태릉골프장은 서울 노원구 화랑로에 위치해있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있는 태릉 골프장은 국내에 처음으로 조성된 군 골프장이다. 육군사관학교와 담벼락을 사이에 두고 있다[사진=뉴시스]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있는 태릉 골프장은 국내에 처음으로 조성된 군 골프장이다. 육군사관학교와 담벼락을 사이에 두고 있다[사진=뉴시스]

 

태릉골프장 부지가 2만 가구 가량의 ‘미니 신도시’ 조성이 가능한 규모라고 알려지면서 이 일대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해당 지역 주요 아파트값 호가에 즉각 반영됐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주변 아파트 매매 호가가 9억원 가까이 뛴 곳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실거래보다는 부동산과 집주인이 담합해서 올려놓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태릉골프장 부지 활용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이 정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한 국민은 지난 21일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서 “태릉골프장 부지 주택 공급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이 청원인은 “해당 지역은 상습 정체 구간으로 주변 별내, 갈매, 다산신도시로 (차가 많이) 밀리는데 태릉에 아파트를 짓는 것은 인근에 사는 사람들에게 헬게이트(지옥문)가 열리는 것”이라며 “(태릉골프장 주택 공급은) 지역 발전은커녕 전형적인 베드타운으로 남아 교통체증과 녹지 파괴로 환경오염만 가중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가 20번이 넘는 땜질식으로 부동산 대책들을 내놓았지만 매번 비판과 직면하게 되면서 세간에서는 “과연 부동산 완화를 할 의지가 있는 것인가?”라며 정부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부동산업계는 지난 21일 문재인 정부가 시장 목소리를 외면한 채 규제 일변도의 대책을 발표하고, 필요할 경우 땜질식 처방에 나서면서 시장 신뢰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부동산업계 관계자도 이날 “정부 정책의 핵심은 무엇보다 연속성”이라며 “최근 그린벨트도 그렇고 임대사업자 혜택도 손바닥 뒤집듯 바꿔버리니 시장에 무슨 신뢰를 줄 수 있나”라고 말했다.

한편 소유주인 국방부와 관할 지자체인 서울시가 태릉골프장 부지 활용안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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