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전e 김호성 기자] 가상화폐 투기문제와 관련 근간 기술인 블록체인의 옹호론과, 한계론이 맞서는 양상이다. 

모 종편TV에서 진행된 유시민 교수와 이진화 카이스트대학교 교수, 한현호 경희대 교수, 김진화 한국블록체인협회 준비위원회 대표가 참여한 토론에서는 가상화폐가 주제였지만, 이와 관련 블록체인의 한계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가상화폐가 사회적으로 뜨거운 이슈인 것처럼, 블록체인의 기술적·태생적 한계에 대해 컴퓨터공학계, 소프트웨어업계, 블록체인단체 등 전문가들 사이에서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기술과 보안의 '민주화'...화려한 수식어 불구 블록체인의 한계는? 

<자료 / 한국핀테크연합회>

다수의 사람이 동시에 감시한다는 기본적인 원리, '분산원장기술'을 적용함으로써, 블록체인이 기술과 보안의 소위 '민주화'를 이뤄낸다는 화려한 수식어구를 받고 있음에도, 그 한계에 대해 제기되는 논란의 실체는 무엇일까? 

블록체인의 한계에 대한 주장의 근거는 ▲초기 거래에 많은 참여자가 일시에 뒷받침되지 않는한 투기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사회적 문제, ▲카드 수수료 등과 비교해 거래수수료의 저렴함이 오래 갈 수 없다는 유용성의 문제, ▲가상화폐 거래가 폭증하는 속도를 비트코인 연산 기능이 따라가지 못할 기술적 문제▲양자컴퓨팅 상용화 이후에는 기술적 가치가 소멸될 것이라는 존재 가치적 문제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블록체인의 사회적 문제로 전문가들이 가장 먼저 언급하는 것은 가상화폐의 광풍으로 직결될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관련 단체의 한 관계자는 "비트코인이 정착하려면 초기 가상화폐 사용자의 참여 규모가 일시에 대규모가 되지 않는한 무조건 투기 광풍으로 직결된다"며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의 빠른 확장을 위해 무조건 투기화될 수 밖에 없는 '마약'과 같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코인을 2100만개만 발행하도록 설계한 것도 그 이상이 되면 광적인 투자의 부작용에 의해 블록체인 기술 자체마저 사장될 것임을 발명자가 미리 알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블록체인은 계속 진화할 수 있는 기술인가?

<이미지 / 뉴스비전e>

블록체인 기술발전의 가능성을 주장하는 과학자들과 전문가들의 전제는 '무차별 대입(brute force)'이다. 이는 가능한 모든 문자 및 데이터를 대입하고 틀리면 다른 것을 적용해 반복하는 시도를 뜻한다. 끝없은 시행착오식과 같은 무한정한 데이터 대입을 통해 블록체인의 진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이다.  

마치 반도체가 집적화를 통해 무한정 진화한다는 인텔 창업자 고든 무어의  '무어의 법칙(Moore's Law)'이 블록체인에서도 적용된다는 것과 유사하지만, 이를 반대하는 측은 논리상 맞지 않다 예상이라고 일축한다. 

컴퓨터학회 한 관계자는 "가상화폐 거래가 폭증하면, 블록체인의 연산에 필요한 시간은 급격히 늘어날 것이다"며 "반면 분산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가상화폐의 승인 및 처리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카드수수료·송금 등 현재 금융방식과 비교해 월등히 저렴한 수수료를 내세워 가상화폐가 앞으로 법정통화로 자리할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을 일축하는 예상이기도 하다. 블록체인 기술이 앞으로 아무리 발전을  거듭하더라도, 폭증하는 가상화폐 거래량에 맞춰 연산 속도를 증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칩의 밀도가 기술발전 속도에 따라 18개월마다 2배씩 늘어난다는 '무어의 법칙'과 같은 논리가 블록체인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주장의 근거로는 특히 수학적 난제를 내세우고 있다. 

◆수학적 난제 'NP다항'..."반도체·인공지능 뿐 아니라 블록체인의 진화도 제한할 것"

<이미지 / Prezi>

이 주장이 근거로 삼고 있는 수학적 난제를 좀 깊이 더 들여다보자면, 마치 고차방정식의 수학 문제를 답에서부터 문제로 역방식으로 도출해 내는 난해함과 유사하다. 

고차방정식의 문제로부터 답을 찾아내는 과정이 아닌, 거꾸로 답으로부터 최초의 문제를 찾아내는 역추론 방식과 같은 '미정다항수학문제(NP다항)'와 같은 분야는 수학계에서도 그간 상당한 난해함을 겪어왔다. 

<이미지 / SK하이닉스 >

이로 인해 뇌를 완전히 재현한 인공지능 출현은 불가능하다는 주장과 함께 반도체의 집적화 및 연산능력의 진화도 한계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도체의 저장 및 연산능력은 2020~2025년 정도에서 더 이상 증가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일각에서는 '무어의 법칙'이 효용성을 잃었다는 평가도 이미 제기돼 왔다.  

 

◆양자컴퓨터 상용화된 이후...블록체인 효용성은 사라질 것

<사진 / IBM Q 홈페이지>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은 물론, IBM, D웨이브 뿐 아니라 삼성전자도 참여하고 있는 양자컴퓨팅 기술이 진화하고 나면, 블록체인의 기술진화는 한계점을 논할 필요도 없이 존재 가치 자체가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면 '양자 얽힘 현상' 때문에 암호화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양자컴퓨터는 정보저장방식으로 기존의 비트(1과 0의 구별) 대신 큐비트(1과 0의 상태를 동시에 갖음)를 채택한다.  

0과 1의 두 숫자를 동시에 갖는 양자컴퓨팅의 특성인 '양자 얽힘 현상'은 5큐비트에 이어 20큐비트로 진화중이다. 반면, 블록체인은 0과 1의 신호를 구별하는 2진수 기반이다.

결국 양자컴퓨터가 상용화 되고 나면 비트 방식의 블록체인은 효용성 자체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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