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전e 김호성 기자] 그룹사를 비롯한 대기업들의 공익재단이 공익목적이 아닌 오너의 지배권 상속 유지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저소득 가정, 탈북민, 청소년 등의 지원사업에도 적극 나서는 사례들은 이어지고 있다. 

최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5대 그룹과 가진 간담회에서 "공익재단의 설립 취지에 부합하는 활동을 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의결권 제한 등의 제도 개선방안을 강구할 생각" 이라고 밝힌바 있다. 

이어 그는 '대기업 집단이 운영하는 공익재단'을 전수조사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일부 공익재단이 계열사 주식을 기부받아 오랫동안 보유하거나, 되려 대기업 주식을 매수하는 방법을 통해 총수 또는 오너의 지배력을 강화하는데 사용되는 사례를 염두한 입장이다. 

조사대상 공익재단은 삼성문화재단, LG연암문화재단, 행복나눔재단(SK), 롯데문화재단 등 20개 그룹에 소속된 40곳일 것으로 추정된다. 

비판적 시각이 제기된 상황이지만, SK행복나눔재단을 비롯한 주요 공익재단은 사회공헌을 연이어 전개함으로써 설립 취지를 활발히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SK행복나눔재단, 장애인 및 청소년 지원 연이어 

SK그룹 사회공헌재단인 SK행복나눔재단은 지난 9월 21일 사회복지법인 엔젤스헤이븐(옛 은평천사원)과 장애인 생활시설 혁신 사례 지원 협약식을 열었다.

건축비 지원은 올해 11월 말 완공을 앞둔 엔젤스헤이븐 법인 내 장애인 생활시설 재건축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기획됐다. 

향후 SK행복나눔재단은 3년 간 총 예산 중 일부를 엔젤스헤이븐에 조건부 대여하고, 혁신성에 대한 성과 창출 시 지원금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엔젤스헤이븐은 1959년 설립된 전쟁고아 보호 시설이다. 1980년에는 장애인 복지, 2001년에는 지역사회 및 국제개발 협력으로 나눔의 범위를 점차 확장하며 사회에 기여해 왔다. 

이어 SK행복나눔재단이 운영하는 청년 소셜 이노베이터 육성 동아리 'LOOKIE(루키)'는 10월 최근 서울 중구 사회적기업 행복나래 사옥에서 '2017 루키 비전 선포식'을 개최하고 루키의 미래 청사진을 공개했다. 

루키는 미래 사회혁신을 이끌 청년 소셜 이노베이터 양성을 목표로 SK행복나눔재단에서 올해 4월 시작한 사업이다. 

비전선포를 통해, 장기적인 사회혁신 모델을 연구하고 자발적인 연합행사 기획ㆍ운영, 프로젝트 진행과 성과 홍보 등의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소셜 이노베이터로서의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이와 같은 사회적 역할은 최태원 회장은 '뉴SK'를 선포하며, '기업의 사회적 창출'에 대한 강조를 지속해 왔다. 최근 최 회장은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열린 ‘베이징 포럼 2017’ 개막 연설을 통해서도 “중국과 한국, 나아가 아시아 사회 구성원 모두가 공존하기 위해서는 기업은 물론 사회가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 가치를 더 많이 창출해야 한다”라고 피력했다. 

이와 같은 그룹 차원의 가치관은 계열사에도 실행이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SK하이닉스는 임직원의 자발적 기부로 조성된 ‘행복나눔기금’으로 새로운 사회공헌 활동인 「행복교복 실버천사」 사업을 시작한다고 오늘(7일) 밝혔다.  

「행복교복 실버천사」 사업은 이천시에서 지역 내 중/고교에 설치한 수거함과 ‘행복교복센터’ 매장을 통해 무상으로 기증받은 교복을 수선해 새 제품의 10%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특히, 교복 수거, 세탁, 수선, 판매 등 운영의 대부분은 65세 이상의 어르신을 통해 이뤄져 노년층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됐다. SK하이닉스는 본 사업을 지속 발전시켜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받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이 사업을 통해 ▲ 저소득층 청소년 가정의 교복비 부담 경감 ▲ 취약계층 어르신에게 직업활동 기회 제공 ▲ 자원절약을 통한 환경보호 기여 등 각종 사회문제를 줄이는 1석 3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행복나눔기금’을 통해 사업장이 위치한 지역 취약계층의 기초복지 및 자립지원, 인재육성을 위해 ‘행복플러스 영양도시락’, ‘Do-Dream(두드림) 장학금’, ‘행복 GPS(치매노인을 위한 배회감지기)’, ‘행복나눔 꿈의 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번 「행복교복 실버천사」의 교복기증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교에는 ‘두드림 장학금’을 우선 할당하는 등 향후 사업간의 연계 효과도 높인다는 방침이다.

 

◆KT희망나눔재단, 탈북민 봉사 활동 전개

KT그룹의 희망나눔재단은 지난 9월 22~23일 양일간 인천시 강화군 교동도에서 실향민, 탈북민 가족을 위해 KT그룹 임직원 봉사단과 그 가족이 함께하는 봉사활동을 전개했다.  

봉사활동에는 KT DS, KT 에스테이트, KT 파워텔 등 KT그룹사가 함께 참여해, 고향에 갈 수 없는 실향민, 탈북민 가족들과 함께 평화와 통일의 의미를 되새겼다. 

KT는 올해 3월부터 강화군 교동도에 Giga 네트워크 기반 ICT 솔루션을 구축해 왔다.

재단의 사회적 활동 이외에도,  KT는 올해 3월 행정자치부, 강화군 등과 함께 기가 인프라·ICT 솔루션을 기반으로 교동도의 관광 및 경제 활성화를 추진해 왔다. 최북단 중 한곳이지만, 교동도에 이와 같은 ‘기가 스토리’를 추진함으로써, 평화와 통일의 관광섬으로 변화하는데 조력해 왔다는 설명이다. 

 

◆LG연암문화재단, 청소년 대상 참여형 융합과학축전... 다채로운 사회활동 전개

LG연암문화재단은 지난 9월 24일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청소년·어린이를 위한 참여형 융합과학축전인 ‘영 메이커 페스티벌’을 개최한바 있다. 

‘메이커’는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스스로 구상하고 개발하는창작활동을 뜻하는 개념으로, 이틀간 열린 행사에 LG그룹, 관련 기관 관계자, 그리고 초·중·고교생 및 가족 등 1만여 명이 방문해 관심을 받았다. 

당시 행사에는 LG전자를 비롯한 LG그룹 계열사가 참여해, 자율주행차, 전기자동차, 인공지능(AI), 로봇,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의 삶을 바꿀 4차 산업혁명 관련 신기술을 체험하고 원리를 배울 수 있는 26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긍적적 의미 많아도 사회적 시각 고려해 조용한 재단도 

지원 규모를 차치하고서라도 기업이 보유한 다양한 무형적 자원들과 어우러져  다양한 사회활동을 전개한 공익재단들의 사례들은 많지만, 비판적인 사회적 시각을 의식해 한동안 잠잠한 곳들도 다수 있는 상황이다. 

삼성그룹의 삼성문화재단, 롯데그룹의 롯데문화재단 등은 2016년까지만 해도 문화지원 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한 곳들중 하나였으나, 올해들어서는 관련 활동에 대한 발표를 찾아보기 어렵다. 

재계 일각에서는 "공익재단 활동에 대한 견제적인 시각도 분명 필요성이 있지만, 설립 취지에 자체에 충실한 활동에 대해서는 그 가치를 인정해 주는 사회적 분위기도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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