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전e 정윤수 기자] 퀄컴은 매년 50억 달러를 R&D에 투자해 통신칩 특허를 확보하고 이를 활용해 타 업체들로부터 특허료를 징수해 수익을 내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단말기가 팔릴 때마다 5% 수준의 로열티를 받아 연구·개발비에 투자하고, 나머지를 수익으로 챙기는 비즈니스 모델로, 실제 특허료 수익이 칩판매보다 고수익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IT업계는 파악한다.

퀄컴은 타 업체들에 단말기 한 대를 팔 때마다 30달러 이상을 징수하지만, 애플에 대해서만큼은 이보다 낮은 10달러 수준을 로열티로 지급해 왔다.

이는 애플이 최대 고객인데다가 자체 통신칩 개발에 나설 경우 퀄컴의 경쟁자로 나설 수 있기 때문이라는게 IT업계의 분석이다. 

그럼에도 애플은 퀄컴에게 특하료 인하 요구에 나섰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선전으로 애플은 생산성을 높이지 않고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애플이 아이폰 1대를 제조하는 비용은 2007년 499달러에서 10년이 지난 2017년 699달러까지 상승한 것으로 전해진다. 

발생하는 비용 가운데 특히 퀄컴에 지급하는 로열티가 연간 20억 달러에 달해, 애플은 퀄컴에 단말기 당 특허료를 4달러로 낮춰달라고 요청했지만, 퀄컴은 이를 거절했다. 

이에 애플은 아이폰을 조립하는 중국내 5개 업체에 퀄컴에 특허료 지급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면서 특허료의 부당성을 따지는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퀄컴의 특허료 및 칩판매 수익 추이 <자료 / 블룸버그, ipnomics >

◆애플, 올해초 퀄컴 상대 10억 달러 규모 로열티 소송 제기...양사 공방 본격 시작

올해초 애플은 퀄컴이 시장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특허료 비용을 과도하게 받고 있다며, 이와 같은 내용으로 미국 ․중국 ․영국 법원에 퀄컴을 제소했다. 

퀄컴도 연방법원에  올해 7월 애플이 배터리 수명 향상 등과 관련된 특허 6건을 무단 도용했다면서 소송을 제기하고, 이와함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는 아이폰 수입 금지 조치를 함께 제소했다.

그러나 올해 10월 16일,  캘리포니아 남부지방법원은 퀄컴이 제기한 로열티 지급 관련 예비적 금지명령 신청을 기각하며, "소송을 통해 로열티 총액이 결정될 때까지 애플에 지식재산권 로열티를 청구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퀄컴, 중국에서도 애플 상대 제소...공방 확산

 
애플의 로열티 강제 지급을 요구하는 퀄컴의 요청이 미국 법원에서 기각당한 가운데, 올해 9월 29일 퀄컴이 중국에서 애플의 아이폰 판매 및 제조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퀄컴이 중국 법원에 제기한 소송은, 전력 관리, 포스터치(손가락으로 터치스크린을 누르는 강도를 인식해 작동하는 촉각 센서 기술) 등 비표준 필수 특허 부문 세 가지다.

이는 애플이 제품 기능 향상을 위해 도입한 기술 중 일부분에 해당된다. 

퀄컴의 주장은 "애플이 기술에 대한 대가 없이 장치를 개발하고 수익을 올리는데 사용되고 있다"는 취지다.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이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 중국에서 이뤄졌다는 점, 아이폰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퀄컴 측이 초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한다. 

이번 소송은 애플이 아이폰 탄생 1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아이폰X의 판매를 앞두고 벌어진 것이 어서 국내외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폰 시장인 동시에 아이폰의 주요 생산 거점이라는 점에서 이번 소송이 받아들여질 경우 애플에 미치는 타격이 클 것이라는 예상이다. 

아이폰은 애플 전체 매출액의 2/3를 차지한다. 

중국 토종 업체의 제품에 밀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이폰은 여전히 애플의 커다란 수익 창출원이다.

2017년 회계연도 총 2,156억 달러의 애플 매출액 가운데, 대만과 홍콩까지 포함한 대중화권의 비중이 22.5%에 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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