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전e 정윤수 기자] 2017년 세계 디지털 경쟁력 순위에서 싱가포르는 1위를 차지했고, 미국은 3위, 한국은 19위에 그쳤다.

싱가포르는 2005년 Intelligent Nation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하에 ICT 개발 10개년 계획인 ‘iN 2015’를 꾸준히 실행에 들어갔다.

이 계획이 종료되는 시점에 맞춰 싱가포르 정부는 다시 스마트 국가(Smart Nation) 플랫폼 구축과 정보·통신·미디어 개발을 위한 10개년 계획인 ‘Inforcomm Media 2025’를 발표했다.

독재라고 비난받는 싱가포르 정부이지만 역설적으로 그래서 장기적 국가 발전 계획 수립이 가능하다.

최근 싱가포르 정부는 4차 산업혁명에 국가의 핵심 역량을 올인하고 있다. 

스마트 국가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인공지능(AI)·빅데이터 관련 기업 육성을 국가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미국 자율주행기술 개발업체 누토노미와 그랩이 협력해 싱가포르에서 자율주행 택시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싱가포르 국제공항인 창이공항 제4터미널 <사진 / 플라이트 트래블스>

2017년말 문을 열 예정인 싱가포르 창이공항 터미널4는 ‘빠르고 원 활한 여행(FAST)’ 기술에 초점을 맞춰 셀프 체크인부터 탑승까지 무인화 시스템을 전면 도입했다.

싱가포르 국가 전체가 4차 산업혁명의 최첨단 기술을 실험하고 적용하는 무대가 되어 가는 중이다.

늘 예습하고 철저히 복습하는 모범생 같은 나라 싱가포르는 중요한 전환기마다 얄미울 정도로 잘 적응해 왔다.

정부가 미리 미리 준비해 예측 가능하고 안전한 환경, 투명하게 집행되는 국가 정책은 살인적인 임대료와 물가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첨단기업이 싱가포르를 떠나지 않는 가장 큰 이유이다.

최근 구글은 글로벌 기업 유치에 적극적인 싱가포르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을 받으며 아시아 총괄 본사를 싱가포르에 구축했다.

페이팔 싱가포르 연구소 <사진 / 페이팔 아시아 퍼시픽>

페이팔도 싱가포르 정부의 끈질긴 구애를 받아 들여 싱가포르로 본사를 옮겼다.

4차 산업혁명 강국으로 잘 나가는 싱가포르는 파트너를 고르는 조건도 까다롭다.

콧대 높은 싱가포르와 한국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

다행히 한류 열풍으로 싱가포르에서 한국 문화와 음식점이 인기이고 특히 고급 패션 및 뷰티 상품에 수요가 높다.

한국보다 물가가 비싸 현지에서 직접 창업이 부담스러운 상황에서는 경쟁력 있는 제품을 보유한 한국의 중소기업이 현지 인터넷 쇼핑몰을 활용해 우회적으로 싱가포르에 진출하는 방식을 고려해볼 만하다.

싱가포르 현지화에 성공한 인터넷 쇼핑몰 큐텐의 조현욱 대표는 “한국 동대문 시장의 패스트 패션은 세 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 드라마 인기가 높은 상황에서 세련된 상품을 현지인의 취향과 문화에 맞게 튜닝해서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판매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며 "싱가포르를 활용해 인근 동남아 시장의 진출도 더불어 모색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21세기 국가 간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영토의 크기’ 못지 않게 ‘경쟁력있는 연결성 (competitive connectivity)’을 유지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현대 국가에서 군대의 가장 큰 사명은 국경 수비가 아니라 공급망을 지키는 것 으로 바뀌고 있다.

말라카 해협의 도시국가 싱가 포르는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 중요한 연결점에 입지한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국가들은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에서도 해양과 육상이 만나는 결절점에 위치한다.

비록 영토는 좁지만 커넥토그래피 측면에서는 세계 최강국의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세계 150여개 국가와 연계되는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에서도 배제되어 있다. 

설상가상으로 북한의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계속되며 한반도는 더욱 폐쇄적인 공간이 되어 간다. 

위기가 고조 되고 고립이 심화될수록 커넥토그래피의 최상위 중심지와의 연결을 더욱 적극적으로 도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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