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뉴욕타임스는 10월 7일 보도를 통해 “트럼프 효과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며 유럽연합(EU)이 철강 수입에 대해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자국 철강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긴급 대응에 나섰으며, 7일 철강 관세를 대폭 인상하는 제안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영국을 비롯한 주요 교역 파트너국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집행위원회 제안에 따르면, 면세 철강 수입 한도는 연간 1,830만 톤으로 축소되어 2024년 할당량 대비 약 50% 감소한다. 또한, 할당량을 초과한 철강 수입에 대해서는 관세율이 기존의 두 배인 50%로 인상될 예정이다.
EU의 이번 결정은 미국의 철강 관세 강화 조치에 대한 대응이기도 하다. 앞서 미국은 영국산 철강에 25%, 그 외 국가산 철강에 50%의 수입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글로벌 과잉 생산능력이 우리의 산업을 위협하고 있다”며 “유럽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영국 철강 산업은 EU 시장 의존도가 높다. 업계 통계에 따르면 영국은 연간 약 400만 톤의 철강을 생산하며, 이 중 절반가량을 EU로 수출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건축 프로젝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면세 철강 수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는 영국의 산업 역량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영국 철강업계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철강협회(British Steel Association)의 개러스 스테이스 사무총장은 “이번 사태는 영국 철강업계가 직면한 최대 위기가 될 수 있다”며 “정부는 EU와의 무역 협상을 통해 국가별 쿼터를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