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은 세계한인·한상의 달이다.
세계한인회장대회, 세계한인경제인대회, 글로벌리더대상, 전국체육대회 등 각종 지자체 한인·한상 관련 행사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그래서 “10월이 오면 세계 한인들이 고국으로 모인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회자되고 있다.
이는 재외동포의 의미와 그 가치, 중요성을 새삼 인식하게 하는 시기가 되었다.
재외동포(在外同胞)의 역사는 하와이 이민, 파독 광부와 간호사, 중국 조선족, 중앙아시아 고려인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여기에 급격한 산업화와 10대 수출대국으로의 부상, 해외투자·협력 덕분에 지구촌 곳곳에서 정착한 한국인의 해외 진출 역사가 더해져 750만 명의 디아스포라가 견고히 구축되었다.
이른바 국외에 거주하는 동포, 우리나라의 국적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는 재외동포(在外同胞) 네트워크는 자타가 공인하는 한민족 공동체의 중요한 한 축을 이루게 되었다.
국적은 바꿀 수 있지만 혈통은 바꿀 수 없다. 피는 물보다 진하기에 결국 통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전 세계 재외동포(Oversea Koreans)와의 화합, 교류를 촉진하고자 정부는 2007년 매년 10월 5일을 ‘세계 한인의 날’로 제정하고 대한민국 법정기념일로 지정했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동포들의 공을 기리고, 한국과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매년 개최해 오고 있다.
2007년 당시 대한민국의 1인당 GDP는 약 2만 달러 수준이었으며, 한국 경제가 중진국 진입을 상징하는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되던 시기였다.
그로부터 16년 후인 2023년, 외교부 산하 청(廳)급 기관으로 재외동포청이 공식 출범하게 되었다.
재외동포 수가 2021년 기준 730만 명에 달하고, 1인당 GDP도 약 34,165달러로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면서, 재외동포 사회의 역할과 정책 환경 변화에 따라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재외동포청 신설은 재외동포의 권익 보호와 정책 추진의 체계화를 위한 역사적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제 세계 각국에 포진한 재외동포는 글로벌 코리아(Global Korea) 차원에서 수레바퀴의 한 축을 담당하는 중심축으로, 시간이 갈수록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민족 공동체로서의 응집력 강화를 위해서는 구심력과 원심력의 절묘한 조화, 그리고 전략적 융합이 필요하다.
과거에도, 지금도 네트워크를 장악하는 민족만이 강국으로 남는다. 개인이나 국가나 얼마나 다양한 ‘연결망’을 구축하느냐가 관건이며, 21세기 4차 산업혁명과 AI 시대에는 ‘네트워크’를 장악하는 국가가 진정한 제국(Empire) 이다.
이에 정부는 외연 확장 차원에서 재외동포 정책(지원) 관련 ‘개문발차(開門發車)’ 기조 아래, 더 넓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새로운 영역과 대상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재외동포 입장에서는 ‘여우가 죽을 때 머리를 자신이 살던 굴로 향한다’는 고사성어 수구초심(首丘初心) 을 간직해야 한다.
이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 더 나아가 ‘근본을 잊지 않는 마음’과 ‘고국에 기여하려는 정신’을 의미한다.
개문발차와 수구초심이 진정으로 어우러질 때, 시너지 효과, 곧 줄탁동시(啐啄同時) 의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 안에서 부리로 껍질을 쪼고, 어미 닭이 밖에서 동시에 쪼아주는 것처럼 내적 노력과 외적 지원이 동시에 이루어질 때 일이 완성된다는 뜻이다.
바로 그 줄탁동시(啐啄同時)가 구현될 때, “하나 된 동포, THE 강해진 대한민국(One Korean, The Strong Korea!)”이라는 슬로건이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사)해외동포언론사협회 수석부회장 이상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