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권도 남북공동 유네스코 등재를 위해 'KOREA 태권도 유네스코 추진단'(단장 최재춘)은 최근 몆년간 국내외에서 다양한 활동을 전개 해 오고 있다.
태권도가 남북 공동으로 유네스코에 등재하면 태권도의 위상을 높일 수 있을뿐아니라 남북간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고, 특히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스포츠를 통한 평화외교를 실천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제 동 추진단이 민간 단체 입장에서 전개하고 있는 활동도 정부(공적 기구)로 넘어간 셈이다.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유산 대상 목록'으로 신청하려면 일단 해당 유산이 국가 또는 지방 유산으로 지정되어야 하는데, 전북특별자치도가 이미 태권도를 국가유산청의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유산 대상 목록'으로 신청하기 위한 공식적인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이에 국가유산청의 유네스코 신청 시기는 2028년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그간 '코리아(KOREA) 태권도 유네스코 추진단'이 북한 국제태권도연맹(ITF) 측과 협의해 남북 공동 등재를 추진했었으나 북한이 단독으로 이미 지난해 3월 유네스코 본부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통 무술 태권도'의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2026년 등재 여부가 결정되기 전에 남북 관계가 화해 무드로 들어가면 우리가 북한과 함께 이름을 올릴 수도 있는데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대로 진행된다면 북한이 신청한 태권도는 2026년 등재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북한이 신청한 태권도가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다고 하더라도 배타적 독점권을 인정받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특정 유산을 다른 나라가 신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비록 국토는 분열되었다 하더라도 원래 뿌리가 하나이고,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이십여년간 이어져 내려오는 우리 민족의 자랑스러운 국기 태권도가 갈라져서 유네스코에 등재 된다는 것은 너무 서글픈 일이 아닐수 없다.
태권도의 태동과 탄생은 하나였다. 하지만 1970년대 들어 정치적 이유로 두 갈래로 분화됐다. 1966년 최홍희가 창설한 국제태권도연맹(ITF)은 1972년 본부를 캐나다로 옮긴 후 1980년 북한과 연계하며 북한 주도의 태권도 외교 조직으로 자리잡았다. 북햔 태권도 선수단 단복 상의 뒤에는 ‘TAEKWON-DO’, ‘ITF’(International Taekwon-Do Federation·국제태권도연맹), ‘태권도’ 문구가 선명히 새겨져 있다. WT가 ‘Taekwondo’로 표기하는 반면 ITF는 ‘Taekwon-Do’로 하이픈(-)을 넣는다. 차별화된 명칭을 사용하여 독자적인 시스템으로 가겠다는 반증이다.
반면 한국 정부는 1973년 세계태권도연맹(WT)을 설립해 태권도의 글로벌화를 통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인증을 받아 태권도를 명실상부한 올림픽 종목으로 편입시켜 국제적인 스포츠로 널리 보급했다.
최근 ITF는 태권도 최고 품새(틀) 가운데 하나인 ‘통일틀’의 이름을 최홍희 초대 총재의 필명 ‘창훈’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안건은 올해 10월 ITF 총회에서 회원국 투표를 통해 최종 결정될 예정인데, 북한은 지난해 말부터 ‘남북 적대적 두 국가론’을 내세우며 ‘통일’과 ‘민족’ 용어를 대내외적으로 제거하고 있다. ITF의 품새 명칭 변경 시도 역시 그 같은 흐름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지난 6월 데일리NK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6월 중순 평양에서 개최 예정이던 ‘태권도 명명 70주년 기념행사’를 전격 취소와 함께 국제태권도연맹(ITF)과 관련한 해외 조직의 활동도 일시 중단하고 재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북한의 체육(태권도)외교 전략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러한 북한의 대남전략 관련 '남북 적대적 두 국가론’이 태권도 남북 공동 유네스코 등재 추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누구도 현단계에서는 예측불허 상황이다.
남북간 태권도의 '한뿌리 회복 운동'은 민족 공동(문화)체 추구 차원에서 아주 중요한 역사적인 과업이다. 하지만 남북 관계의 획기적인 전환여부에 달려 있는 상황이다.
추진 속도도 중요하지만 우공이산의 철학으로 멈추지 말아야 한다. 다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
(사)세계어린이태권도연맹 총재 이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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