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레제코는 8월 6일 보도를 통해 독일이 지난 2년간 상당히 심각한 경제 침체를 겪었다고 전했다. 독일 연방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수정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독일 국내총생산(GDP)은 이전 추정치인 0.3% 감소보다 큰 0.7% 감소를 기록했으며, 2024년 GDP 역시 기존 0.2% 하락에서 0.5% 하락으로 하향 조정됐다.
프랑스 경제연구관찰센터의 안소니 몰레 라비달리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수정 발표가 단순한 수치 조정에 그치지 않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독일 경제의 궤적 자체를 재구성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독일 경제가 2022년 초 예상보다 강한 회복세를 보이며 정점에 도달했으나, 에너지 충격 이후 2024년 중반까지 뚜렷한 하락세를 지속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스페인은 관광업 회복과 이민자 증가, 그리고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비중 확대에 힘입어 지난 3년간 유럽에서 가장 활력 있는 경제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스페인 GDP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 4분기 대비 약 9% 증가했으며,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비중은 팬데믹 이전보다 3%포인트, 유로존 평균보다 1%포인트 높다.
유럽 회복 계획 자금 지원을 받은 이탈리아의 2025년 2분기 GDP는 2019년 4분기 대비 6% 증가해 유로존 평균과 동일한 수준을 기록했다. 프랑스는 같은 기간 5.1% 증가에 그쳤다.
독일의 GDP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소폭 상회하는 데 그쳤으며, 지난 5년 반 동안 성장률은 불과 0.3%에 머물렀다. 독일 연방은행은 2011~2019년 연평균 1.4%였던 잠재성장률이 2023~2027년에는 0.4%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원인으로는 인구 구조 변화, 디지털 전환 속도 둔화, 보호주의 확산, 글로벌 무역 둔화, 아시아 제조업 경쟁 심화, 자동차 산업 부진 등이 지목됐다. 실제로 독일의 산업 생산량은 2017년 말 최고치보다 약 15% 낮은 수준이다.
독일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헌법상 부채 제한을 완화하고 인프라·국방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향후 몇 년간 재정 적자를 GDP 대비 3% 이상 유지할 계획이며, 이는 내수 진작과 경제활동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들어 독일 기업가 신뢰지수는 다소 개선됐으며, IMF는 독일의 올해 성장률을 0.1%, 내년은 0.9%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독일 경제가 이미 회복 국면에 들어섰으나, 그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