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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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가 9일 시가총액 4조 달러를 돌파하며, 이정표를 세운 첫 상장 기업이 되었다. 비록 주식 시장 마감 시점에서 시가총액이 4조 달러 아래로 다시 하락했지만, 이 순간은 인공지능(AI) 열풍이 몰고 온 기술 산업의 구조적 전환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건으로 기록되었다.

이번 성장은 엔비디아가 개발한 업계 선도적인 AI 프로세서에 대한 전 세계적인 수요가 폭발하면서 가능해졌다. AI 기술의 핵심 인프라를 제공하는 칩은 데이터 센터 운영의 중추로 자리잡았으며, 기술 대기업들로부터의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아이폰으로 모바일 시대를 연 애플보다도 9천억 달러 이상 높다.

AI 시대를 준비하는 애플은 최근 제품에 인공지능 기능을 대거 탑재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해당 기술의 본격적인 구현은 내년 이후로 미뤄졌고, 업계 일부에서는 애플이 향후 AI 스타트업을 인수할 가능성에 대해 전망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전 애플 수석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는 오픈AI(OpenAI)와 협력해 웨어러블 AI 기기를 개발 중이며, 이 역시 애플의 위상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메타(페이스북 모회사)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도 AI 관련 분야에 총 3,25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있으며, 그 중 상당수가 엔비디아 칩 구매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는 2023년 초부터 주가가 약 10배 상승했으며, 이로 인해 시가총액은 약 4,000억 달러에서 4조 달러까지 폭증했다. 이날 주가는 162.88달러로 마감되었으나, 금융 분석가들은 엔비디아 주가가 장기적으로 이 수준 아래로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금융 분석 기관의 안젤로 치노는 향후 1년 내 엔비디아 주가가 196달러에 도달할 것이라 전망하며, 시가총액은 4조 8천억 달러로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회사의 비약적인 성장과 함께, 창업자이자 CEO인 황인훈은 ‘인공지능의 대부’로 불리며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의 AI 전략에 대한 연설은 업계 관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그의 개인 자산은 1,420억 달러에 이르렀다.

올해 4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면 관세 발표로 기술주 전반이 흔들렸고, 당시 엔비디아 주가도 87달러 이하로 떨어지는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회사는 곧 회복세를 보이며 5월 말에는 분기 순이익 188억 달러라는 괄목할 성과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일부 고성능 칩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면서 약 45억 달러의 손실을 입은 상황에서도 이루어낸 결과였다.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 본사를 둔 엔비디아는 오는 8월 27일 차기 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며, 이 발표는 향후 엔비디아 주가 및 AI 산업 전반의 흐름을 가늠할 중요한 지표가 될 전망이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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