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값싼 중국산 시계에 라벨을 바꿔 국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한 코스닥상장기업 제이에스티나(옛 로만손)가 검찰에 적발되면서 중견 중소기업계와 재계는 물론 실제 시계를 구매했던 소비자들이 화들짝 놀랐다.
이 기업은 중소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직접 제조한 것 처럼 정부의 조달사업을 방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5부는 김기문 제이에스티나회장을 약식 기소하고,김유미 대표, 영업부장 A씨 등 5명과 제이에스티나 법인을 대외무역법 위반 혐의로 지난 3월 5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제이에스티나는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중국에서 손목시계 약 12만개를 들여와 국산으로 속여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세톤을 이용해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표기를 아예 지우고 재조립해 국산으로 판매한 것.
이 사건은 현재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으로 있는 김기문 회장이 창업한뒤 장녀인 김유미대표에게 회사를 물려준 만큼 신뢰와 모범을 보여야 할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를 우롱하고 더 나아가 코리아 브랜드와 국격마져 떨어뜨렸다는 점에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이 사건이 새삼 세간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
이에대해 김 회장측은 2015년 로만손(현 제이에스티나)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 사내이사직 만을 유지한 만큼 이 사건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는 궁색한 변명으로 여론을 무마해 보려고 버티고 있는 입장이다.
더욱이 2019년 2월 28일 제26대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에 당선되면서 사내이사직도 사임하면서 회사와는 무관하다는 점을 새삼 강변하고 있다.
한마디로 김회장측은 소유와 경영의 분리에 따른 대주주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라벨 갈이 사건이 시작된 2017년은 김 회장이 사내이사로 재직할 때인 만큼 상법상 사내이사는 회사 경영에 실질적 관여하고 경영 책임 진다는게 법조계와 재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실제 해당 범죄해위에 관여하지 않았더라도 도의적 책임과 사내이사로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김 회장은 2023년에 27대 회장으로 4번째 다시 선출되면서 큰 변수가 없는한 오는 2027년까지 무려16년동안 중기협을 이끌어 오면서 협회발전에 기여한 공로도 나름 있는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장기집권에 따른 피로감과 협회내 이권 카르텔의 중심에 서 있다는 비판적인 여론도 적지않다는게 중론이다.
따라서 이번 로만손 시계사건으로 협회의 명예를 실추시킨 만큼 자성하고 자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런 자숙 여론에도 불구하고 김회장의 최근 행보를 보면 뻔뻔하기 그지 없다는게 대다수 중소기업 경영자들의 시각이다.
실제 김회장은 지난 4월 17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제23차 세계한인비지니스대회에 참석 축사를 하는가하면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지난 4월 7일 예방 대미민간외교방안등을 논의한것을 두고 이래저래 뒷말을 남기고 있다.
경제5단체장중의 하나인 중소기업중앙회장의 당연한 행보로 볼 수도 있지만 자신이 창업한 회사가 소비자를 배신하고 국격을 떨어뜨렸다는 점을 생각하면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느낌이다.
그동안 김회장이 중기협회장으로 재직하면서 인사 또는 이권카르텔 문제로 끊임없는 구설수에 시달린 점도 함께 떠올린다면 더 이상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눈쌀을 찌푸리는 행동은 당장 멈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정기간 반성과 자숙의 시간도 함께 필요하다고 본다. 일각에서는 당장 자진 퇴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않다.
우리 국민들은 국격을 떨어뜨리고 소비자를 배신하는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의 후안무치 한 행태를 더 이상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김창권 대기자 ckckck1225@nvp.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