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가장 큰 뉴스는 산불과 야당 대표의 재판 결과였다. 

이재명 민주당대표는 재판 결과에 대한 소감으로 네 글자의 고사성어로 ‘사필귀정(事必歸正)’이었다. 

일은 반드시 옳은 이치로 돌아가고 모든 일은 순리대로 제 길을 찾아가기 마련이라는 뜻의 성어다.

‘사필귀정’은 ‘원인과 결과에는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다’는 ‘인과응보(因果應報)’와 함께 불교의 성어로 보인다.

‘콩 심은 데 콩 난다’는 우리 속담과 일맥상통한다. 이 속담을 한문으로 옮겨 ‘종두득두(種豆得豆), 종과득과(種瓜得瓜)’라고도 한다.

‘콩을 심으면 콩을 얻고, 오이를 심으면 오이를 얻는다’는 뜻이다. 

‘종과득과’는 ‘인과응보’와 함께 《열반경(涅槃經)》에 보이는데, ‘오얏나무를 심으면 오얏나무를 얻는다’는 ‘종리득리(種李得李)’ 네 글자가 함께 붙어 있다.

중국의 지식검색에서 ‘사필귀정’과 같은 뜻을 가진 성어는 ‘만절필동(萬折必東)’이 가장 대표적이다. 

<순자> 〈유좌(宥坐)〉 편의 다음 대목에서 비롯되었다.

공자가 동쪽으로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고 있었다. 제자 자공이 ‘군자는 큰 강물을 보기만 하면 반드시 그것을 바라보는 까닭이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공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강물은 두루 여러 생명체를 살리지만 아무런 억지를 부리지 않으니 덕 있는 사람과 같다. 

강물은 만 번을 꺾어지면서 흐르지만 결국은 동쪽으로 흐르니 뜻이 굳센 사람과 같다. 

그래서 군자는 큰 강물을 보기만 하면 꼭 그것을 보는 것이다.

‘사필귀정’은 ‘인과응보’와 함께 살면서 늘 마음에 새겨 둬야 하는 성어다. 옳지 않은 판단과 나쁜 일을 앞에 두고 있을 때 이 성어를 깊이 새기면 함부로 그런 일에 발을 담그지 않을 것이다. 

많은 사람이 ‘사필귀정’의 깊은 뜻을 무시하고 나쁜 선택을 해서 세상을 나쁜 쪽으로 이끌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실학자 이덕무가 정리한 속담 99 항목을 수록한 《열상방언》에 보면 ‘사필귀정’과 비슷한 속담으로 ‘우연거(偶然去), 형방처(刑房處)’를 소개하고 있다.

‘하필 간 곳이 형방 집이더라’는 뜻이다. 이덕무에 이에 대해 “죄는 얕은 꾀로 피할 수 없다. 죄인이 도망치다가 모르고 형방의 집으로 간 것이다”는 해석을 달았다.

‘사필귀정’ 꼭 들어맞는 속담은 아니지만 모든 일은 순리대로 귀착된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또 하나의 ‘사필귀정’이 곧 다가오고 있다.

사마천연구학회 회장

김영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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