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이 인공지능(AI) 등 첨단 분야의 인재 확보를 위해 인도 유학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본 문부과학성과 도쿄대학 등 주요 기관은 약 300명의 인도 대학원생에게 유학 비용을 지원하고, 인도 현지에서 입학 홍보 활동을 전개하는 등 다양한 유인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일본 정부는 2028년까지 일본 내 인도 유학생 수를 현재의 두 배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부과학성은 2025년부터 인도 공과대학 등 최고 수준의 대학에서 AI 등을 전공하는 약 270명의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1인당 300만 엔(약 1만 9,700달러)의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 지원금은 유학생들의 일본 생활비 및 수용 대학에서의 활동 비용으로 사용될 계획이다.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해당 지원금은 여행비를 포함하여 유학생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1년 동안 일본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충분한 금액이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일본 대학 유학이 유럽이나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인도 화폐 루피의 달러 대비 환율이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며, 일본의 유학생 지원 프로그램이 인도 학생들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가고 있다.
현재 인도에서 일하는 IT 엔지니어의 평균 연봉이 약 127만 엔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일본이 제공하는 지원금은 이보다 약 2.3배 높은 수준으로, 유학생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일본 정부는 단기적인 지원에 그치지 않고, 인도 유학생들이 일본에서 장기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유학생들이 일본 내 기업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일본 산업계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일본 대학들은 일본 과학기술진흥기구의 심사를 거쳐 유학생을 대상으로 공개 모집을 진행하고 있다.
도쿄대학, 리쓰메이칸 아시아태평양대학을 비롯한 일본 주요 대학들과 일본 대사관, 민간 기업 등 50개 이상의 기관이 협력하여 2024년에 유학생 유치를 위한 공동 기구를 설립했다. 이들은 인도 유학생 수를 늘리기 위해 소셜 플랫폼을 활용하여 일본 대학 및 장학금 관련 정보를 적극 홍보하고 있으며, 인도 내 유학 중개인을 통해 현지 대학 방문 및 홍보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인도는 14억 명의 인구를 보유한 거대 시장이며, 전통적으로 이공계 인재 양성에 강점을 지닌 국가다. 특히, 피인용 횟수 상위 10%에 드는 '관심도 높은 논문' 수에서 일본이 13위, 인도가 4위를 기록할 정도로 연구 역량이 높다.
글로벌 기업들이 IT 등 첨단 산업 분야의 인도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는 가운데, 일본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인재 유치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 학생들의 일본 유학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인도 외교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일본으로 유학을 간 인도 유학생 수는 약 1,300명에 불과한 반면, 미국으로 유학을 간 인도 유학생은 46만 5,000명, 캐나다와 영국으로 유학을 간 인도 유학생은 각각 18만 3,000명과 5만 5,000명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격차를 좁히기 위해 일본은 영어 강의 확대, 생활 지원 강화 등의 조치를 통해 인도 유학생들의 일본 유학을 유도할 계획이다.
기타무라 도모토 도쿄대 교육학과 교수는 "인도 학생들은 영어 실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영어 강의가 많은 미국이나 유럽 대학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도쿄대학 등 일본의 주요 대학들은 2028년까지 일본 내 인도 유학생 수를 3,000명 이상으로 늘리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이 추진하는 이번 유학생 유치 전략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일본의 연구 능력 및 산업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일본이 인도 유학생 유치를 통해 첨단 산업 분야에서 국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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