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유명 관광지역에서는 환경세를 부과하기 시작
넘쳐나는 관광객으로 깨끗한 화장실 운용이 관건으로 대두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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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당국은 관광산업 진흥을 위해 반드시 직시해야 할 과제로 '관광 오염'을 꼽고 관광지에서 관광객에게 '입장세' '환경세' 등 불법 과세 품목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 중 공중화장실의 위생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는 최근 일본 언론에서 뜨거운 화두 중 하나이다.

일본의 일부 명승지에서는 관광객이 지나치게 많아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해 환경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홋카이도 메이잉진은 과도한 관광으로 인한 위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금을 조달하는 관광객 세금을 고려하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일본의 다른 곳들이 비슷한 요금 정책을 검토하는 것도 공중화장실 등 시설을 개선해 갈수록 심각해지는 관광지 화장실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가나가와 가마쿠라는 유명 사찰이 많아 외국인 관광객들의 체크포인트다. 그러나 이 작은 곳에는 공중화장실이 많지 않고 사람이 세 가지 급해서 많은 관광객들이 상점과 편의점에서 화장실을 빌려야 합니다. 

관광객이 늘면서 최근엔 가게 밖에서 화장실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어 장사에 지장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최근 "화장실 행렬이 가게 밖으로 이어져 쇼핑객들의 발길이 막히기도 한다. 상인들은 규칙을 지키지 않는 관광객을 만나 화장지 이외의 물건을 변기에 버려 화장실이 막히기도 한다. 

수리가 됐든 청소가 됐든 화장실 문제는 가게들의 추가 부담이 됐다. 손님들이 화장실을 이용하기 때문에 한 달에 10만 엔(약 91만원)의 수도요금을 더 내라며 수도요금 인상을 고민하는 가게도 있다. 참다못한 현지 상인들은 화장실을 잠그고 화장실 이용 개방을 거절했다.

해외 여행객의 다양한 위생 습관으로 인해 현지 화장실 위생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화장실 이용의 기본 예절을 알리기 위해 화장실마다 한글과 중국어 등 외국어 안내문을 붙인다. 일부는 '아이스바와 먹은 음식물 쓰레기를 변기에 버리지 말라'고 명시하기도 했다.

일본의 유명 화장실 장비 회사인 TOTO는 2018년 외국인 관광객 1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화장실의 평가가 관광지의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45.3%는 '가고 싶은 관광지의 화장실이 밝고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무선인터넷이 많은 지역'에 이어 두 번째로  꼽았다.  한편 외국인 관광객들은 '화장실이 어둡고 악취가 나는' 관광지는 다시 찾을 생각이 없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오쓰 사다히로(大津定博) 가마쿠라시 관광협회 상무이사는 얼마 전 "쓰레기와 화장실 등 위생 문제가 큰 문제다. 저희도 일류 관광지에 일류 화장실이 있었으면 좋겠고, 관광 진흥 예산으로 공중화장실 개보수도 고려하고 있다. ”고 밝혔다.

가마쿠라 관광은 붐을 이루고 있지만 시는 화장실 청소에도 엄청난 돈을 쓴다. 공중화장실은 39개소로 연간 청소비는 약 4200만엔, 수도비는 약 1200만엔이다. 

관광객이 많은 가마쿠라역은 화장실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직원들이 하루 6번 청소를 해야 청결도를 유지할 수 있다. 주말과 휴일이 되면 청소를 아홉 번 더 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가마쿠라역은 이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연중 70만~80만엔의 기부금을 모금할 수 있는 자유 기부함을 입구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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