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금리를 올린 것은 2007년 2월 이후 처음
물가가 오르면 임금이 오르고, 물가에 반영되는 '선순환'이 시작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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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앙은행은 18, 19일 열릴 예정인 통화정책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 철회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일본 중앙은행이 2024년 임금 인상률이 지난해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물가상승률 2%를 안정적으로 달성할 확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일본 중앙은행 내부에서는 마이너스 금리 철회는 받아들일 수 있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가 15일 발표한 춘계 임단협 결과에 따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2016년 2월 일본 중앙은행은 디플레이션 탈출과 엔고 반전을 위해 금융기관이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요구불예금 일부에 대해 -0.1%의 금리를 적용하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시작했다. 마이너스 금리를 없애면 일본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린 것은 2007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일본 중앙은행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 해소와 함께 수익률곡선통제(YCC) 프로그램도 없애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장기금리 상한 목표는 1%로 설정돼 있다. 일본 중앙은행은 급격한 금리 상승을 막기 위해 YCC를 없앤 뒤에도 일정량의 국채를 계속 사들일 방침이다.

13일은 2024년 춘계 임단협 집중 답변일이다.도요타자동차 등 대기업들은 2023년 수준을 웃도는 임금 인상 요구에 대해 만액 인상 답변을 내놓고 있다.

다이와증권 이와시타 마리는 대폭적인 임금 인상의 화답을 "일본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 수정의 동풍(東風)"이라고 진단했다.

일본 중앙은행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 철회 여부를 판단할 때 봄철 노사협상을 '원 포인트'로 꼽아 왔다.2% 물가 상승 목표를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달성하려면 임금 인상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일본 중앙은행은 2023년 4월 우에다 총재 취임 직후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임금 상승에 따른 형태로 2% 물가 상승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우에다는 13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임금 인상 답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에 따르면 4일 정오 현재 2024년 춘계 노사교섭에서 노조가 요구한 임금 인상률은 평균 5.85%로 전년보다 1.36%포인트 높았다.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가 15일 잠정집계를 발표하면 2023년 잠정집계(임금인상폭 3.8%)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일본 중앙은행 내부에서도 마이너스 금리 철폐를 폭넓게 수용하고 있다. 다카다 소라 심의위원은 29일 마이너스 금리 정책 철회의 전제조건으로 2% 물가 상승 목표를 달성한 데 대해 "드디어 희망이 생겼다"고 밝혔다.

일본이 2023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플러스로 수정된 것도 하나의 주된 바람이 됐다.

앞서 2023년 4분기 GDP 속보치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금리정책 수정에 방해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1월 일본의 핵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2% 올라 22개월 연속 2%를 넘어섰다. 물가가 오르면 임금이 오르고, 이를 다시 물가에 반영하는 선순환이 시작된 것이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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