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가 투자를 강화하고 천연가스 생산능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1일 보도했다.

국유 석유 생산업체인 사우디 아람코의 석유 생산능력 확대 계획은 잠시 중단되고 재생에너지 개발 활동은 탄력을 받을 것이다.

사우디는 석유 포기를 기반으로 한 에너지 전환에 대비한 유연한 투자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민 나세르 사우디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10일 기자회견에서 석유 생산능력 확대 중단을 언급하며 "설비투자 유연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2024년 자본투자는 480억~580억 달러, 2023년 497억 달러로 예상된다.

나세르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하루 평균 석유 수요는 1억240만 배럴, 2024년 1억400만 배럴, 2025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수요 증가 예측에도 불구하고 사우디가 석유 생산 능력 확대를 중단한 배경에는 하루 900만 배럴 수준의 석유 생산이 현재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산유국들은 계속해서 감산하고 있다.

사우디는 지난해 12월 당초 2023년 말까지로 예정됐던 하루 평균 100만 배럴 감산 계획을 2024년 3월까지 연기하기로 했다. 올해 3월 사우디는 6월 말로 추가 연기하기로 했다.

사우디 아람코는 당초 하루 평균 석유 생산능력을 1200만 배럴에서 2027년까지 1300만 배럴로 확대한다는 계획이었다.유가가 우선 관리될 경우 현재 하루 평균 300만 배럴의 과잉 생산능력이 존재한다.사우디 정부는 1월 아람코에 석유 생산능력 확대 계획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아람코에 따르면 석유 생산능력 확대 계획이 중단되면 2024~2028년 자본투자가 약 400억 달러 줄어든다.생산 여력이 있는 상황에서 당장은 막대한 돈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확대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지난 2월 석유 생산능력 확대 중단 명령을 내린 것은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유 증산에 쓰던 돈을 천연가스와 재생에너지 개발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했다.

10일 아람코에 따르면 사우디의 천연가스 생산능력은 2030년까지 2021년 대비 6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사우디 동부 지역에 위치한 자푸라 가스전은 2025년 가동을 앞두고 있어 천연가스 생산능력 확대 활동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는 주로 국내 발전 등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쓰인다. 사우디는 국내 에너지 수요의 일부를 천연가스로 충당하고, 절약한 석유를 수출에 활용해 전 세계 석유 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있다.

천연가스는 석유보다 친환경적이며 탈탄소화 흐름 속에서 과도기적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사우디 인접국인 카타르는 대규모 천연가스 증산을 추진하고 있다.사우디는 천연가스를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원인 '블루 수소'와 암모니아 생산을 본격 추진한다는 목표다.

아람코도 해외 LNG 사업에 투자를 추진한다.2023년 9월 사우디 아람코는 호주에서 사업을 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업체 지분 일부를 인수했다.

사우디 아람코가 미국 LNG 사업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달 보도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