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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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8강전은 우리 모두에게 인생 철학을 시사한 바가 크다.

6개 고사성어로 관전평을 내릴수 있다.

이른바, ’고진감래·외화내빈·사생결단·와신상담·무신불립·귤화위지‘라는 소중한 교훈을 우리에게 남겨주었다.

"쓴 것이 다하면 단 것이 온다"라는 고진감래 (苦盡甘來)의미가 무엇인지 처절하게 느낀 드라마틱한 명승부 였다.

16강전에 이어 호주와의  8강전도 연장전까지 이어진 120분 혈투였다.

거의 모든 선수가 탈진 상태에서 오로지 승리를 위해 살신성인의 자세를 견지하여 얻어진 연거푸 믿기지 않는 기적적인 승리를 한 셈 이다.

모든 선수와 스탭진이 경기가 끝나자 서로 부둥켜 안고 기쁨의 눈물을 터트린 뒤  환하게  미소지을 수 있었던 한판이었다.

한국은 비경제적(좀비) 축구를 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야말로겉은 화려해 보였으나 실속은 없었던 외화내빈(外華內貧)성격의 경기였다.

한국은 전후반전 모두 볼 점유율에서 70-30으로 호주를 압도했다. 그러나 전반전에는 슈팅에서 0-6, 유효슈팅에서는 0-2로 호주에 밀렸다.

비록 후반전에는 유효슈팅도 많았고 결정적인 찬스도 많았지만 골 결정력이 부족해 좀처럼 상대 골망을 흔들지 못하다가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패널티킥을 얻어 성공시켜 가까스로 연장전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호주전은 모든 선수가 마치 죽고 사는 것을 돌보지 않고 끝장을 내겠다는 '사생결단 (死生決斷)'의 자세로 뛰어주었다.

한국은 사우디와 16강에서도 연장까지 가는 120분의 사투를 벌였고 호주보다 훨씬 부족한 정비시간을 가졌기에 체력적인 부담을 안고 출발했다.

선수 모두의 몸 상태가 100%는 아니지만 그냥 100%라고 생각을 하고 이를 악물고 그라운드를 누빈 것이다.

이를 대변하듯 경기 후 인터뷰에서 주장 손흥민은 "나라를 위해 뛰는데 힘들다는 건 핑계다. 우승, 한 가지 목표만 가지고 나아가겠다"는 자세로 모두가 그라운드에서  죽을 각오로 뛰었다고 말했다.

호주전은 그야말로 색깔이 다른 감정을 갖고 출발했다.

9년 전 아시안컵에서 호주에 석패해 준우승에 머물러 눈물을 쏟았다. 당시 연장 혈투 끝에 손흥민이 1골을 만회했지만 역전하지 못하고 패했다.

그래서 시작 전 부터  9년전  아시안컵에서 호주에게  통한의 패배를 설욕하는 '와신상담(臥薪嘗膽)'분위기였다.

당한 것을 갚아 주기 위해서는 이를 갈고 마음을 썩이면서 다짐한 절치부심(切齒腐心)자세를 견지하였다는 점이다.

이에 이번에는 눈물 대신 웃음을 되찾아 완벽하게 설욕한 셈이 되었다.

'승리의 뒷심'의 중심에는  바로 손흥민과 황희찬 선수간의 굳은 믿음이 존재했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의 마력이 발휘된 상황이었다. 

손흥민이 후반 추가 시간 단독 드리블 돌파로 호주의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었을때 서로의 신뢰감이 있었기에 양보와 배려가 구현되었다.

클린스만호의 페널티킥 '1번 키커'는 당연히 주장이자 간판 손흥민이다.

하지만 이번 페널티킥은 황희찬의 선제 요구로 손흥민은 황희찬에게  배려해 주었다. 그는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망설임 없이 강슛을 날려 철옹성 같았던  매슈 라이언 골키퍼가 지키던 호주 골문을 열었다.

서로의 평소 믿음이 동점골로 이어져 승리의 발판이 되었다는 점이다. 

이번 아시안컵 대회, 특히 호주전에서는 귤화위지(橘化爲枳)라는 고사성어 의미를 다시한번 입증했다.

기후와 풍토가 다르기 때문에 강남에 심은 귤을 강북에 옮겨 심으면 탱자로 되듯이 선수도 주위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이다.

포지션별로 월드클래스 수준의 능력을 뽐내는 유럽 빅리그 선수들이 포진해 있어 위기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자기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는 점이다.

그야말로 화룡점정은 유럽파 월드클래스 공격수이자 팀의 주장인 손흥민(토트넘)을 필두로 물오른 경기력을 과시하고 있는 황희찬(울버햄튼)과 가파른 숙성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철벽 수비의 대명사 김민재(바이에른 뮌헨)활약이 돋보였다.

우리 모두 오랜만에 '원팀 코리아'가 되는 국민적 열망과  함께 우리 태극전사들의 우승을 향한 꿈도 더 욱 커져가고 있다. 선전을 기대한다. 

이상기 칼럼니스트 sgrhee21@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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