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를 통한 물동량이 급감
해운 운임이 치솟아 중국 공급망과 무역에 큰 어려움
중국 발 유럽 행 컨테이너 해상 운송료가 서너 배나 올라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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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 사태가 두 달 반 동안 계속되면서 전 세계 화물 운송을 교란하면서 중국 발 유럽 행 컨테이너 해상 운송료가 서너 배나 올랐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그늘에서 서서히 벗어나던 중앙 유럽 국가들은 이달 들어 창고가 조기에 가득 찼다고 한다. 업계에 따르면 중부 유럽 열차는 홍해 위기 이후 호황을 누리며 화물 수요가 두 배로 늘었지만 아직 한 곳에도 제대로 도착하지  못하고 있다.

예멘 후세 무장세력이 지난해 11월 하순 홍해를 공격한 이후 최소 2300척의 선박이 우회하는 바람에 홍해를 통한 물동량이 급감하고 해운 운임이 치솟아 중국 공급망과 무역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워싱턴 싱크탱크 중동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이 유럽으로 수출하는 전체 물량의 약 60%가 홍해와 수에즈 운하를 통해 운송된다. 홍해는 수에즈 운하로 가는 관문으로 전 세계 교역량의 약 12%가 통과하며 컨테이너 수송량의 최대 30%를 포함해 매년 1조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국제화물 예약·결제 플랫폼 프리토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이후 중국~지중해 컨테이너 운송비는 4배 이상 올랐고, 상하이~북유럽 컨테이너 운송비는 6000~7000달러로 300% 이상 올랐다.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우회하는 고 비용 외에도 중부 유럽 노선의 창고가 이번 달 일찍 꽉 찼다는 보고는 더 많은 화주가 대체 운송 방안으로 철도를 선택했음을 의미한다.

중신환퉁(重新環通·충칭)의 왕화취안(王火泉·왕화천) 복합운송상무부총경리는 롄허조보(聯合早報)와의 인터뷰에서 "홍해 위기 이후 중부 유럽 노선에 대한 화물 수요가 100% 증가했다"고 말했다.

충칭에서 유럽으로 가는 철도의 컨테이너 운임은 약 20% 증가한 4000~5000달러 수준이지만 현재 해상 운임보다 30%가량 저렴하다.

왕화천은 "충칭에서 유럽까지 15~20일 밖에 걸리지 않아 홍해 보다 7~10일 빠른 편"이라고 말했다.

중부 유럽 열차의 운송을 전문으로 하는 지우저우 국제물류회사의 리잉페이(李英飛) 창업자는 인터뷰에서 "현재 중부 유럽 열차의 전체 운송 능력 중 약 30%가 유럽으로 배송되고 있다"며 "홍해 위기 이전보다 18%포인트 상승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철도를 통해 유럽으로 보내는 물량이 두 배 이상 늘었지만 , 지금은 한 곳이라도 구하기 어려울 정도는 아니다"고 했다.

충칭 물류업체 탕위안(唐淵)은 인터뷰에서 "중유럽발(發) 유럽 물동량이 최근 몇 년간 계속 약세를 보여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의 절반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말했다.레드오션 위기는 철도 운영자에게 호재로 작용해 해운 물량을 철도로 돌리게 했다.

탕위안은 이달 들어 중부유럽 열차의 화물 운송량이 줄어든 것은 홍해 위기가 겹친 데다 중국 업체들이 설을 앞두고 서둘러 물건을 인도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응답자들은 중국이 현재 빈 컨테이너 품귀 현상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잉페이(李迎飛)는 최근 중부유럽 열차의 운임 상승도 빈 컨테이너 임대료 급등으로 박스당 약 600달러였던 것이 2000달러까지 올랐다고 지적했다.

탕 대변인은 "중국은 아직 중부 유럽행 열차의 수송 능력을 크게 늘리지 않고 있다"며 "물량을 가득 채운 컨테이너가 유럽에 도착할 경우 만선이 불가능하고 시간이 지체돼 운송비 부담이 커지고 빈 컨테이너 부족 문제가 심화될 것을 우려해 유럽행 열차의 배치를 계속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최근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수출에 의존하여 경제를 진작시켰습니다.왕원타오(王文涛) 중국 상무부장은 26일 브리핑에서 "올해 중국 대외무역이 직면한 외부 상황은 수요 부진, 지정학적 충돌 심화, 외부 유출 위험 증가 등 더욱 복잡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야오수제(姚樹洁) 충칭(重慶)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터뷰에서 "훙하이 위기의 장기화는 의심할 여지 없이 글로벌 공급망에 큰 타격을 줘 무역 비용과 위험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지적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부 유럽 열차의 대체 불가능성을 더욱 입증했다. 철도가 해운을 대체할 수는 없지만 전략물자와 중고가 상품을 빠르게 운송해 무역의 안전성을 어느 정도 보장한다.

야오수제(姚樹洁)는 "지난해 중국 수출이 세계 시장 점유율의 14%를 차지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의 대외 수출이 점차 고부가가치화되면서 중·유럽 노선의 철도 수송력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규현 기자 kh.choi@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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