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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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결정 투표 결과가 발표되었다. 모두가 바랬던 막판 대역전극도, 각본 없는 반전 드라마도 없었다.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1차 투표에서 투표 참여 165개 회원국으로부터 고작 29표를 얻는데 그쳐 119표를 받은 리야드에 큰 표 차로 패했다.

우리가 도전했던‘월드 엑스포’로 불리는 등록 박람회는 BIE 주관 엑스포 중 가장 격이 높은 행사다. 올림픽·월드컵과 더불어 세계 3대 행사로 꼽힌다. 지금까지 이 3대 행사를 모두 개최한 나라는 미국·캐나다·독일·프랑스·이탈리아·일본 등 이른바 G7(7국)국가 중  6개국 뿐이다. 

실제로 회원국을 향한 가장 강력한 경쟁국으로 여겨졌던 사우디 물량 공세, 오일 머니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엑스포 유치전에 78억달러(약 10조1673억원) 이상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관·재계가 구성된‘원팀 코리아’는 혼신의 힘을 다했다. 엑스포 유치를 위해 정부와 재계 인사들이 182개 BIE회원국 인사들을 접촉하려 이동한 거리는 1989만km로 무려 지구 495바퀴에 맞먹는다. 이에 마지막 순간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총회 직전까지만 해도 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다고 분석되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90표라는 큰 표 차이가 나오자  곳곳에서 허무한 표정도 감지됐다.

초반 열세를 극복하는데 그만큼 어려움도 컸다. 특히 오일 머니를 앞세운 경쟁국의 유치 활동에 힘겨운 대응이었다. 애당초부터 쉽지 않았던 게임이었다. 

하지만 부산은 전 세계로부터 뛰어난 도시 역량과 경쟁력, 풍부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에 부산시장은 2035년 엑스포 유치 재 도전의 여운을 남겼다. 

유치전 과정에서 쌓은 외교 네트워크는 소중한  국가 자산이다. 금번에 구축한 '엑스포 네트워크' 가 미래에 우리 시장이 되고 때로는 우리 방패와 갑옷이 될 것이다. 동시에 신냉전 구도가 형성되는 한반도 안보 지형에서 제 3국가를 향한 우리의 안보 지형도 넓힌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투표 결과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과거에도 주요 국제 대회 유치는 여러 차례 재도전 끝에 성사된 경우가 많다. 장기적으로 보면 시도 과정 자체는 전반적인 외교의 지평을 넓혀왔다. 

이를 통해 다시 심기일전해서 '역동적인  글로벌 코리아'를 위해 전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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