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세계어린이태권도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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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그만큼 긴 세월이 흐르는 동안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어려운 여건에서 일관되게 어떤 일을 지속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는 것이다.   

태국 현지에서 20년 간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면서 태국 왕실경호부대 무도자문관으로 활동하는 정성희 사범의 일관된 노력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올해로 이미 11회를 맞는 '태국왕실공주컵 국제태권도대회'를 두고 하는 평가이다.

더욱이 태국 전통무술인 '무예타이'의 아성을 뚫고 태국 현지 태권도 저변 확대를 도모하면서 이루어낸 걸작이다.  

사진=세계어린이태권도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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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일본의 태국 내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경제, 사회적으로 태국에 투자한 시기는 우리와 비교가 되지 않아  일본 문화가 상당히 친근한 지역으로 같은 입헌군주제이기도 하다. 지속적인 태국내 인프라 구축을 위한 경제 원조로 일본에 대한 호감도가 크다.

일본의 대 태국 투자금액이 태국 국내외 총 투자금액의 절반 정도를 차지할 정도다. 특히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차 비율은 90%가 넘을 정도로 일본의 위세는 막강하다.

중국 화교 영향력으로 중국의 입김 역시 상당히 큰 편이다. 화교 자본이 지역 경제를 주름잡고 가장 많은 부를 지배한다. 특히 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중 단연 중국이 으뜸이다. 

이러한 어려운 태권도 인프라 위에서도 절대 굴하지 않고 인내를 갖고 꾸준히 노력한 현지 사범들의 노고가  빛나기 시작했다. 

태국 태권도 역사상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은 태권도 저변 확대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주었다.

2020 도쿄올림픽 태권도 여자 49kg급 경기에서 태국 태권도 국가대표 파니팍 옹파타나키트가 지난 2020 도쿄올림픽 태권도 여자 49kg급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바야흐로 이젠 태국 현지에서 태권도에 대한 위상을 실감할 수 있게 되었다. 

태국 올림픽 역사상 9번째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를 지도한 감독이 한국(최영석) 감독이라는 점 때문에도 태권도에 대한 이미지는 더욱 긍정적으로 비춰지고 있다. 

사진=세계어린이태권도연맹 제공.
사진=세계어린이태권도연맹 제공.

K-POP 붐과 함께 블랙핑크 그룹의 멤버인 리사가 태국 출신이라는 점도 톡톡히 한몫을 했다. 

이에 태권도는 어린이의 신체 건강(발육) 증진, 예절 교육, 도전 정신 함양 측면에서 더욱 태국 부모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는 추세이다. 

이와 관련 절대적인 왕권 국가에서 태국 왕실(공주)의 후원 하에 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매년마다 심사를 엄격히 해서 재(승인)발급 해주는 시스템이다.  

이는 정성희 사범의 지난 20년 간 현지 태권도 발전 노력과 함께 태국왕실경호부대와의 돈독한 신뢰 관계 때문이다. 

태국은 아세안 중심국가이다. 인구, 시장 잠재력 측면에서 우리의 경제 영역 확대에 있어서 새롭게 다가오는 절대적인 블루오션 지역이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서 냇물을 이루는 법이다. 이제는 글로벌 '나비효과'를 꿈꾸고 있다. 

사진=세계어린이태권도연맹 제공.
사진=세계어린이태권도연맹 제공.

태국에 진출해서 자리를 잡은 한 명의 사범(정성희 월드베스트 태권도 관장)이 주축이 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세안을 넘어 미주지역 까지 세계 각 지역(22개국 33개 지역)에 포진 되어 있는 세계한인태권도사범회와 함께 공동 스크럼을 구축했다.  

글로벌 도약과 브랜드(가치)를 높이겠다는 '투트랙 전략'을 위해 새로운 십 년 프로그램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번 대회부터는 단순한 태권도 행사를 넘어 관련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미래를 구상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2023 1회 세계스포츠문화교류학술포럼"을 통하여 K- Sports, K-Pop, K-Culture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플랫폼으로  나아가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다.  

특히 이번 대회부터 독일과 서울에 본부를 두고 세계 60여 개국에 지부를 두고 있는 세계어린이태권도연맹과도 '맞손'을 잡은 것이다. 특히 세계어린이태권도연맹 박수남 총재(전 세계태권도연맹 유럽연맹 총재)가 그간 30년 가까이 닦아 놓은 유럽태권도연맹과 공동으로 매년 개최하고 있는 '세계칠드런 컵'대회와 협력관계를 구축하여 금번 대회부터 공동 주관을 통하여 새롭게 도약 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세계어린태권도연맹은 2024년부터 유럽 왕실(국)들과 공동으로 매년 왕실국가를 순회하면서 '로얄(ROYAL)어린이태권도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세계어린이태권도연맹 명예총재로 불가리아 왕실 카리나 공주를 임명하였으며, 태국왕실공주배와도 실질적인 글로벌 협력 관계를 가질 계획이다. 

사진=세계어린이태권도연맹 제공.
사진=세계어린이태권도연맹 제공.

그야말로 태국왕실공주배는 향후 새롭게 시작되는 십 년을 구상하고 있다. 아세안을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태권도 국제대회로 부상하겠다는 야심 찬 발걸음을 내 딛었다. 그야말로 스포츠를 통한 민간 공공외교의 일익을 담당하기 시작했다는 현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번 공동 협력을 이룬 사범 두 분은 독일(박수남 대사범)과 태국(정성희 사범)에서 청춘을 다 바쳐 각자 자기 위치에서 그림을 그려 왔다.  

해외에서 어려운 여건에서 갖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각자 색깔(구상)로 자기만의 그림을 그려왔다. 다만 두 분 사범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군중 속의 고독과 함께 싸우면서 초심을 잊지 않고 이겨낸 해외 모든 사범들에게 해당되는 스토리 일 것이다. 

사진=세계어린이태권도연맹 제공.
사진=세계어린이태권도연맹 제공.

누군 가는 정물화를 그리고, 누군 가는 풍경화를, 누군 가는 인물화를  그려왔다. 

화엄경 사구게에 "심여공화사(心如工畵師) 능화제세간(能畵諸世間)"구절이 나온다. 

"마음은 그림을 그리는 화가와 같다. 능히 모든 세상 일을 다 그릴 수 있다"는 뜻이다. 

세상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각자 해외 현장에서 도장을 운영하는 각자 사범의 구상과 결단이 모여 오늘날 태권도의 글로벌  위상이 정립된 것이다.

그분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며, 태국왕실공주배의 무궁한 발전을 기대한다. 

이상기 칼럼니스트 sgrhee21@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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