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이 완벽하게 만리장성을 넘었다.      

한국은 1일 중국 항저우 에서 열린 중국과의 대회 남자 축구 8강전에서 2-0 완승을 했다.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3회 연속 우승을 내다보는 황선홍호는 5경기에서 23골 1실점만 기록하는 '무결점 경기력'도 이어갔다. 

국경일에 중추절 연휴 기간 경기장을 찾은 5만여 중국 팬들은 극성이었다. 시작 전부터 힘내라는 뜻의 ‘자여우’(加油) 함성은 스탠드를 가득 울렸다. 이날 홈 경기장을 찾은 중국 관중들은 킥오프에 맞춰 형형색색 막대 풍선을 치면서 자국 팀에 성원을 보냈다. 

하지만 중국 관중의 희망과는 달리 그라운드를  완전 지배한 것은 한국이었다. 그야말로 한국 대표팀 입장에서 공한증(恐韓症·중국이 한국 축구에 대해 느끼는 두려움)을 다시금 느끼게 한 멋있는 한판 승부였다.  

속도감 넘치는 패스로 잘게 잘게 파고든 한국의 우위성, 절묘한 프리킥 골, 중원 패스와 측면 자원의 침투를 통한 주도권 유지로 결실을 보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의 반격에 선수교체를 통해 적시적인 변화도 꾀했다.  

팀의 주포인 정우영, 엄원상, 이강인 등을 한꺼번에 투입하는 등 '맞불 작전'을 펼쳤다. 이들의 날카로운 공격 작업에 후방이 불안해진 중국은 변변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 특히 이날도 마찬가지 상황이었지만 이번 대회 우승을 위한 맞춤형 전략을 들고 나온 황 감독의 선수 기용 방식은 제대로 통했다. 

‘자여우’를 외치고, 막대풍선으로 소리를 높인 중국 관중석도 순간 침묵에 빠졌다. 패색이 짙어지자 관중들도 경기가 끝나기 전에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경기 막판 중국 관중들이 응원을 하던 막대 풍선을 터트리는 소리만이 경기장을 울렸다. 악조건을 극복하고 태극전사들은 개최국 중국을 상대로 값진 승리를 챙겼다.

결론적으로 체력, 스피드, 순발력, 적시적인 대응 능력, 상대를 읽는 정보 능력 등 모든 면에서 중국을 압도한 경기였다. 

이런 측면에서 고전적인 전쟁 수행 방식과 현대 축구 경영은 아주 밀접한 상관 관계가 존재한다.  이른바 전쟁 승리 요체와 경기 승리 비결은 대동소이 하다.

이에 칭기즈칸이 가장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넓은 땅을 정복했던 비결을 현대 축구 경기 수행 방식과 연결 시켜 보는 것은 아주 흥미로운 점을 발견 할 수 있다.  

전투력과 무장력(체력·개인기), 기동력(스피드·순발력), 전략 및 전술(지략·대응력)측면에서 기본 원리나 개념은 같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전쟁 양상과 축구 경기는 기본 환경 측면에서도 유사한 점이 있다.

그러나 축구는 스포츠 경기 중에서 가장 많은 관중석, 인저리 타임을 합쳐 가장 긴 한정된 경기 시간, 광정면의 경기장에서 행해지기에  세계 3대 스포츠 경기 중 하나로 분류된다.   

칭기즈칸의 승리 요체는 '3S' 였다. 이른바 Speed, Simplicity& Strength, Self-confidence이다.

무엇보다 전격전(Blitzkrieg)을 방불케 하는 '신속성(Speed)'이었다. 개인 휴대 장구(장비)의 간편성(Simplicity)과 함께 몽골 전사(기병과 몽골 말)는 강인한 지구력과 체력(Strength)을 구비했다. 결국 이러한 모든 자질은 칭기즈칸의 강력한 리더십과 함께 몽골 기마병의 자신감(Self-Confidence)으로 이어졌다.

이른바 나폴레옹이 주장한 <전투력=무장력x기동성>이었다. 그렇다면 축구 경기력=체력과 개인기x 순발력(스피드)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몽골 기마군단의 성공 원리는 일맥상통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가장 성공한 최고경영자 잭 웰치가 규정한 ‘3S’로 귀결되고 있다. 승리(Success)=갖고 있는 능력(Strength)x 스림한 조직과 스피드한 변화(Slim&Speed)x효과적인 전략(Strategy)이다. 간편하지(몸이 가볍지) 않으면 빨라질 수(기동력) 없고 빨라지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는 점이다.

21세기 축구 경영과 기업 경영의 승리 요체는 같다. 세상의 원리는 영역을 떠나 별로 다름이 없다는 점이다.

이번 중국 전에서 아시안 게임 축구 대표팀의 승리 비결은 이러한 점을 여실히 증명했다. 특히 스피드와 조직력, 감독의 지략이 합쳐진 작품 이었다.

이상기 칼럼니스트 sgrhee21@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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