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소재 업종은 2분기 40%나 폭락
6개 글로벌 공룡기업의 순이익 합계는 글로벌 주요 기업 순이익의 8%
1년 전 저점보다 2%포인트 확대

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이 2분기 만에 하락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1일 보도했다. 2023년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퀵팩트셋(QUICK Factset)의 데이터를 활용해 글로벌 주요 상장사 1만1000곳의 실적(실적 미발표 기업은 9일 현재 시장평가 기준)을 집계했다.

시가총액에서 이들 기업의 비중은 90%에 달했고, 2분기 전체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한 9557억 달러를 기록했다.

총 16개 업종 중 8개 업종이 이익 감소를 보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동안 가장 돈을 많이 벌었던 에너지소재 업종은 40%나 폭락했다.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지난해 같은 기간 14년 만에 최대 이익을 냈지만 올해는 81% 급락했다. 다른 유럽 및 미국 석유 대기업들도 잇달아 이윤이 하락했다.

아시아를 비롯해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유가 하락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경기가 둔화된 아시아와 유럽에서도 실수요 부진이 기업 실적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대표적인 화학 업종에서 순이익 감소폭은 60%에 달한다.

이 중 76%나 감소한 독일 바스프사의 마르틴 브루드밀러 집행이사회장은 "차업체를 제외한 대기업 고객의 수요 감소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 아사히카세이도 순이익이 68% 줄었다.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석유화학업계가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전기 산업의 순이익이 30% 감소했다.미국 반도체 대기업 퀄컴이 52%나 하락한 것은 스마트폰 수요 부진의 영향이 컸다.

통신업계 시장조사업체 IDC재팬은 2023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보급률이 76%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 여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미국 거대 기술기업들의 실적 호조가 글로벌 기업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다.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메타·아마존·테슬라 등 테크 공룡 6개사의 실적도 코로나19가 사회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한 2021년 2분기 이후 개선됐다.

6개 글로벌 공룡기업의 순이익 합계는 글로벌 주요 기업 순이익의 8%로 1년 전 저점보다 2%포인트 확대됐다.

애플은 대규모 감원은 피했지만 신규 채용을 자제하는 등 지출을 줄이고 실적을 개선했다. 매출은 여전히 감소하고 있지만, 마침내 3분기 만에 처음으로 이익 성장을 달성했다.

아마존의 실적 개선은 인력 감축과 물류기지 투자 축소에 힘입은 바 크다.각 기업들도 코로나19 사태를 겪은 후 채용과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용 절감을 통한 체력 강화로 실적 호조와 함께 광고 수입도 점차 회복되고 있다.

순이익이 늘어난 업종 가운데 80%나 증가한 금융업종이 특히 눈에 띈다.글로벌 금리 인상으로 금리차가 커지면서 JP모건과 HSBC홀딩스의 순이익은 각각 67%, 27% 증가했다.

대부분 부진한 제조업에서 특히 자동차 업체들의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도요타자동차가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차질 해소에 힘입어 처음으로 분기 순이익 1조엔을 돌파했다.현대차도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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