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조치로 베트남 하노이시와 인근 성시의 발전기 임대시장 후끈
미국과 EU 주요 수출시장 부진으로 베트남 제조업 타격

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베트남은 올해 들어 이례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6월 첫날 43.8℃로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고온으로 인해 사람들의 전기 수요가 급증하고 베트남 전역이 전력 부족 문제에 직면했으며 단기적으로 경제 전망은 더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계속되는 폭염과 정부의 계획적인 정전 조치로 베트남 하노이시와 인근 성시의 발전기 임대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로이터통신은 베트남의 대다수 가정에게 6인 가족 한 달치 전기요금을 낼 만큼 하루 50달러 가량의 독립발전기를 쓰는 것은 사치라고 전했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 에어컨이 개방된 쇼핑몰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고온과 잦은 정전도 베트남 농가에 피해를 주고 있다.

4일 베트남 언론에 따르면 중부 이안(義安)성에서 한 양계장에서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닭장의 발전기가 제때 가동되지 않아 환풍기에 전기를 공급하지 못했고, 시판될 육계 1000여 마리가 열충격으로 폐사해 1억 동(한화 약 547만 원)에 가까운 피해를 입혔다.

베트남은 전국 곳곳에서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으며 산업단지가 밀집한 북부 지방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6월 초부터 일부 공단에서 갑자기 전기가 끊기면서 공장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베트남 언론들은 캐논 등 글로벌 기업 공장이 있는 단지가 24시간씩 번갈아 정전을 겪으며 분주했던 공장들이 조용했다고 전했다.

베트남 박닌성과 박장성은 공업이 발달해 있으며 특히 전자부품 제조 분야에서는 삼성 캐논 등 글로벌 대기업이 모두 이곳에 공장을 두고 있다.전자 부품의 생산은 대부분 대용량 기계를 사용하며 전력에 대한 수요가 많은 것이다.

올해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공단이 밀집한 베트남 북부의 여러 성에서 예년보다 더 큰 전력 부족 현상이 빚어졌다.

베트남 전력공사는 최근 북부 지역의 전력 공급이 당초 예상했던 5000mW보다 훨씬 많은 8000mw 부족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베트남 언론에 따르면 박닌성과 베이장성 정부는 주민 생활용과 공업용 생산을 동시에 보장하기 위해 절전을 호소하는 한편 낮에는 생산 우선, 밤에는 생활용 전기 긴급 주문이 필요한 공장은 오전 0시부터 5시까지 생산을 신청할 수 있는 임시 배전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여전히 생산 차질을 우려하는 제조사들이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22년 하반기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주요 수출시장 부진으로 베트남 제조업이 타격을 받고 있다.

S&P의 베트남 제조업 구매관리자 지수는 5월 45.3으로 제조업 활동이 위축된 구간임을 보여줬다.섬유와 신발 등 전통적인 노동집약적 업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고 전자제품과 부품이 뒤를 이었다.8600여 개의 회사가 이미 감원했다.

S&P의 글로벌 시장 재테크 아태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 비스와는 "베트남이 산업화 경제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전력 공급이 경제에 미치는 전반적인 영향은 10년 또는 15년 전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당분간 베트남의 경제 전망은 더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비전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