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지난 일요일 오후 3시쯤 전주 서신동 롯데백화점에서 서곡 추천대교까지 약 2km가 넘는 도로 양쪽에는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길게 늘어선 사람들이 지나치는 차량과 시민들을 향하여 연신 손을 흔들어대고 있었습니다. 

모정당 소속의 당원들이 우비를 입고 현수막과 피켓을 치켜들고 홍보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도로 양옆으로 하얀 우비와 현수막 그리고 피켓을 흔드는 모습들이 그야말로 장관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 시간대에 한참 동안 진행된 행사에 많은 시민들은 그 광경을 목격하고 의아해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나 싶어 여기저기서 수군거림과 함께 모 정당의 이색 캠페인에 고개를 갸우뚱" 하는 모습들이었습니다. 

필자는 그 옛날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 옛날에는 대통령이 지역을 방문 하였을 때 단체로 지정된 구역에서손에 태극기를 들고 환영해주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또한 올림픽 금메달 수상자가 메달을 목에걸고 "금의환향"할 때 환영해 주던 기억과 세계 마라톤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하여 일정 도로에 길게늘어서 화이팅을 외쳤던 기억도 났습니다. 

그 옛날의 아련한 기억이 떠오를만큼 서신동 롯데백화점에서 부터 서곡 추천대교 까지의 도로 양 옆으로 1천여명의 당원들의 현수막과 피켓시위는 그야말로 장관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전기 가스비 폭탄! 말이돼"?
"특검으로 수사하라"
"대출금리 인하하라" 

"일본 1호 영업사원"
"나라팔아먹는 영업사원 어딨냐! 등의 현수막과 피켓 그리고 대형 모형 인형에 옷을 입히고 거리를 활보하며 운동하는 모습은 시선을 한참동안 머물게 하였습니다. 

이러한 캠페인과 시위는 정치인들이 많은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이나 광화문 광장에서 해야 효과가 있을 텐데 굳이 전국의 당원들을 동원하면서까지 전주에서 펼치는 이유는 금번 "전주 완산 을" '보궐선거'가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 일 것입니다. 

자신들의 정당 후보를 대놓고  홍보할 수 없기에 선거법을 의식하여 현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판했을 때 얻어지는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꼼수를 선택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습니다.

요즘 전주시내에는 모 정당의 원색적인 현수막이 난무하고 있어 시민들의 보행 불편함은 물론 운전자의 시선을 방해하고 있어 큰 불편을 주고 있습니다. 

교통량이 많은 주요 네거리 길목마다 원색적이고 자극적인 문구를 넣은 정당현수막이 보기싫게 펼쳐져 있습니다. 

갑작스럽게 늘어난 모 정당의 현수막을 본 시민들은 이구동성으로 한 마디씩을 내뱉으며 도를 넘는 수위에 필자에게도 많은 제보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럼 불법 현수막 단속을 왜 안하는걸까 ? 하는 의문이 생길 것 입니다. 

시민들은 불법 현수막에 대한 불편 신고를 구청과 시청에 연이어 해보지만 단속을 하지 못하는 속내가 따로있어 이에 대한 또 다른 법 개정이 필요할 것 입니다. 

이처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정당 현수막이 갑자기 급증한 것은 지난해 12월 정부의 옥외광고물법이 개정된 영향이 크기 때문입니다. 

지난 해 12월 옥외광고물 법 개정은 정당정책이나 정치적 현안과 관련해서는 수량이나 규격, 게시 장소에 관계없이 무제한으로 현수막을 설치 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 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를 정당법에 따른 통상적인 정당활동 범위로 판단하기 때문에 단속대상이 아니라는 것 입니다. 

전주시 효자동에 산다는 시민 박○철씨는 많은 불법 현수막이 난무하다보니 운전하면서 보고싶지 않아도 볼 수 밖에 없는 선정적인 문구의 현수막이 매우 거슬린다는 제보를 해 오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막내 딸이 다니는 모 대학 후문에 "흙수저 금수저"를 타령하며 선택적 비난 현수막은 아버지 입장에서 마음이 매우 불편하다고 전해왔습니다. 

이렇게 전주시내 눈에 띄는 곳곳마다 선정적이고 선택적 비난하는 남 탓과 '흙수저 금수저' 타령하는 현수막 홍수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며 불편함을 호소 해 왔습니다. 

현수막 난립으로 시민 생활에 불편을주고 "거리공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면 각 지자체장과 의회에서는 옥외광고물법 관련 정당 현수막 세부기준 시행령을 다시한번 개정해 줄 것을 행정안전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해야 할 것입니다. 

사실 현행법상 정당 현수막 난립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각 지방자치단체가 대처할 근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정당 현수막 난립으로 운전자들과 등,하교길 어린 학생들이 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 "정당 활동 보장 이상으로 시민의 안전과 쾌적한 도시환경을 누릴 권리 또한 중요하다 할 것입니다. 

현재 서울을 비롯한 대전. 인천. 울산. 창원. 세종. 충청북도 시장 군수협의회등 전국적으로 현수막 관련 조례 개정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정치 현수막은 우선 지정게시대를 운영한다든가 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중앙선관위에 정당활동 범위에 대한 자구책을 요청해야 할 것입니다. 

지난 해부터 우리 전주시 의회는 해마다 명절 때만 되면 귀성홍보 인사용 으로 넘쳐나는 현수막을 내걸지 않기로 솔선수범 하여 많은 시민들로부터 환영을 받았습니다. 

이는 다른 지자체등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계기가 되는 좋은 모범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지방의회나 행정기관도 현수막 난립에 따른 폐해에 적극 공감하면서 자제하려는 움직임 또한 고무적이다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전주시는 불필요한 현수막 설치를 줄이기 위해서 "행정용 현수막 총량제" 도입을 시행하여 관내 행정기관에서 게시하는 현수막등을 10개 이내로 제한하고 갯수를 초과하는 현수막에 대해서는 즉시 철거하고 페널티를 부과하며 행정에서 먼저 솔선수범 하는 모범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현재 전주시내 각 지정 현수막 게시대는 시설관리공단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사실 현수막을 설치및 철거하는 수고도 이만저만이 아닐 것입니다. 

현수막 설치및 철거 과정에서 작업 중 떨어질 위험성도 클 뿐 아니라 비록 높지않은 위치라 할 지라도 중심을 잃고 바닥에 추락한다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마련도 해야 할 것입니다. 

이에 대해 필자는 전주시에 제안 하고자 합니다. 

요즘은 LED 시장이 보편화되고 가격도 저렴하여 시중에는 간판및 옥외광고물등에 LED 를 이용한 홍보들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그렇다면 전주시 지정게시대에도 현수막 대용으로 LED 광고판을 설치한다면 광고 효과는 물론이고 현수막 쓰레기도 발생하지 않는 큰 효과를 누리지 않을 까 생각합니다. 

광고 문구는 간단한 컴퓨터 손 조작만으로도 가능하고 광고 효과가 큰 만큼  광고비 또한 높게 책정한다 하여도 게시대 광고 주문은 밀릴 것입니다. 

전주시 예산이 없다한다면 이는 공정한 절차에 의한 민간 위탁시설로 맡기어도 깔끔이 관리가 될 것입니다. 

이는 전국에서 최초로 실시 되는 자자체 지정게시대를 이용한 LED 전광판 광고가 될 것이고 이어서 전국으로 확산 될 것입니다. 

물론 게시대에 올라서서 설치및 철거를 하지 않는 위험성도 없기 때문에 안전사고도 발생되지 않을 것입니다. 

전주시는 시범적으로 특정 지정 게시대에 LED 광고판을 설치해보고 문제점을 보완하여 좀 더 확대해 나간다면 앞서가는 모범 지자체로 각광을 받을 것입니다. 

또한 공무원들의 적극행정과 시민들의 보다 나은 삶의 행복을 위해서는 다양한 제안제도 아이디어를 적극 활용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이형권 칼럼니스트 leehyung@nvp.co.kr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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