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및 홍콩에 소재한 회계감사법인에 대한 완전한 감리 권한 확보

미국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
미국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

미국 회계 당국이 사상 처음으로 중국에서 회계 감독권을 전면 행사한다.

지난 12월 15일 미국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는 성명을 내고 중국 본토와 홍콩에 소재한 회계감사법인에 대한 완전한 감리 권한을 확보했다고 밝히면서 뉴욕 증시에 상장한 일부 중국 기업들의 파국을 면하게 됐다.

이는 미중무역분쟁에서 미국 금융당국의 승리이자, 상장 폐지에 처한 알리바바 등 중국 기업들에겐 안도의 순간으로 해석된다.

PCAOB는 홍콩에 조사 인력을 파견해 2곳의 현지 회계법인에서 국영회사를 비롯 8개의 중국 기업의 회계감사 기록을 감리했다.

이 과정에서 감리 대상 선정에 대해 전적으로 재량권을 행사하고 수정 전의 감사 업무 제반에 대한 서류에도 접근할 수 있었다.

감리 결과는 2023년에 발표될 예정이다.

미국은 중국의 기업 회계 감사 불투명성을 놓고 오래전부터 문제를 제기했으나 중국은 국가 보안을 이유로 감사 기록에 대한 미국 감리당국의 접근 요구를 거부해왔다.

그러나 지난 2020년말 미 의회가 자국 회계기준에 따른 감리를 3년 연속 거부한 중국 기업을 미국 증시에서 퇴출할 수 있도록 외국회사문책법(HFCAA)을 제정하면서 뉴욕 증시에서 주식이 거래돼온 중국 기업들이 상장 폐지 위기에 몰리게 됐다.

감리를 계속 거부할 경우 2024년 초부터 상장폐지가 예정돼 있던 상황에서 일부 상장사는 홍콩 증시에 2차 상장을 하는 등 만일의 상황에 대비했고, 중국석유화공그룹(시노펙), 중국석유(페트로차이나) 등 몇몇 국영 업체는 아예 자진 상장 폐지를 결정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징둥(京東‧JD.com)을 비롯해 중국 업체 160여 기업을 상장 폐지 예비 명단에 올리면서 중국 기업들의 상폐 위기감이 고조됐다.

양국 금융당국이 회계 감리 권한에 대한 이견을 좁혀가면서 2022년 8월부터 분위기가 호전됐고 결국 PCAOB의 이번 회계 감리권 전면 행사로 적어도 2024년 초로 맞춰진 상장 폐지의 알람 예약 시간이 리셋됐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아직 불안한 시각도 없지 않다.

미 싱크탱크 밀컨인스티튜트의 마이클 피우워 부회장은 “중국 당국이 마음을 바꾸거나 특정한 기업에 대한 감리를 반대할 수도 있다.”며 “돌파구가 마련됐다고 생각할 때마다 얼마 뒤에 다른 일들이 생기곤 했다.”고 말했다.

PCAOB 에리카 윌리엄스 위원장도 이번 성명에서 “오늘 발표를 중국 본토‧홍콩 법인들의 '깨끗한 건강 성적표'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비전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